[뉴스토마토 한은정기자] 유럽은행들이 신규 증자보다는 자산을 팔아 자본을 확충하는 방안을 내놨다.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가 유럽 은행들에 대해 핵심 자본을 대폭 늘리도록 요구한 데 따른 조치다.
12일(현지시간) 파이낸셜 타임즈 등 주요외신에 따르면, BNP 파리바와 소시에테제네랄은 총 1500억유로(약 239조원) 규모의 위험자산을 매각할 계획을 내놨다. 이탈리아와 스페인, 독일 은행들도 곧 자산매각 동참할 계획이다.
이같은 움직임은 EU 집행위원회가 내놓은 자본확충안에 대한 반발을 의미한다. 은행들은 주가가 급락하고 있는 상황에서 증자가 쉽지 않은데다, 갑작스런 증자를 통한 자본 확충은 기업대출을 제한하는 등 유로존 경기 회복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주장하고 있다.
유럽 기업들은 자금조달의 80%를 은행대출에 의존하고 있다.
EU 집행위원회는 "금융위기 확산을 차단하려면 유럽 은행들이 신속히 자본을 확충해야 한다"며 "새 자본금 기준을 지키지 못하면 배당금이나 보너스 지급이 허용되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다.
소식통에 따르면, 핵심 자기자본비율 기준을 9%로 상향하는 방안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경우 유럽은행들은 총 2750억유로(약 438조원)의 자본확충에 나서야 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이는 지난 7월 유럽은행에 대한 스트레스테스트 기준인 5%보다 크게 높아진 수치다.
한 유럽 투자은행 임원은 “지금은 누구라도 시장에서 자금을 조달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