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용식기자] 검색광고시장이 무분별한 리베이트식 영업에 멍들고 있다.
14일 온라인광고업계에 따르면 네이버 등 각 매체에 소속된 리셀링 업체(검색광고대행사)들 사이에서 광고비의 일부 금액을 광고주에게 돌려주는 영업방식이 횡행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광고주에게 더 높은 매출과 광고효과를 주기 위해 존재하는 대행사들이 ‘제살깎아먹기’ 식의 리베이트 영업에 몰두한다는 것은 심각한 문제며 업계의 발전을 위해 개선이 이뤄져야 한다는 지적이다.
문제의 발단은 검색광고 초기 시절로 거슬러 올라간다. 2000년대 초반 포털에게 검색광고는 중요한 수익원이었지만 신생업체인 이들로서는 광고주를 모을 힘이 부족했다.
그때까지만 하더라도 검색광고는 생소한 개념이었으며 효과 역시 검증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에 광고대행사들이 광고주 관리 외 영업까지 대행했고, 포털은 그 대가로 광고수익의 일정 부분을 대행사에게 지급했다.
이후 검색광고가 효능을 입증하며 폭발적 성장세를 보이자 문제가 발생했다. 광고대행사들이 난립하면서 경쟁이 심화된 것이다.
결국 이들은 포털에게 받는 수수료의 일부를 광고주에게 돌려주는, 이른바 리베이트식 영업까지 하면서 생존을 모색하게 됐으며 어느덧 이는 업계 관행으로까지 자리 잡게 됐다.
“관리하고 있는 대형광고주로부터 타 대행사로부터 10%의 리베이트를 받기로 했는데 똑같이 안준다면 이관(변경)하겠다는 압박을 받았어요. 우리가 받는 15% 수수료 중에서 반 이상을 가져가겠다는 것인데 어떻게 할지 고민입니다.” (온라인광고대행업체 K사 광고기획자)
“광고주 매출 극대화를 위해서 노력하고 싶지만 리베이트를 주면 우리도 먹고 살기 위해 인건비나 솔루션 개발비용을 줄일 수 밖에 없습니다. 결국 피해는 고스란히 광고주에게 가죠.” (T사 광고기획자)
전문가들은 구조적인 변화가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온라인마케팅 컨설팅업체인 유엑스코리아의 장병수 대표는 “대행사들이 수수료를 매체사에게 받는 것부터 잘못됐다”며 “외국처럼 광고주로부터 컨설팅비용 개념으로 직접 수수료를 받는 시스템이 도입돼야 지급수수료를 담보로 하는 리베이트 관행이 없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순수하게 컨설팅 역량으로 경쟁하는 풍토가 만들어져야 하며 광고주들의 인식 전환이 필요하다는 의미다.
하지만 문제 해결은 쉽지 않은 상황이다.
수많은 이해관계자가 있는 현 상황에서 10년 이상 지속된 시스템을 단번에 바꾸긴 힘들기 때문이다.
아울러 광고주가 따로 돈 주고 하고 싶을 정도로 차별화된 역량을 가진 대행사가 없는 것도 문제다.
업계관계자는 “뿌리 깊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선 매체사의 적극적인 개입이 필요하다”며 “수수방관의 태도를 버리고 광고주, 대행사와 머리를 맞대고 해결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