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한형주기자]
삼성전자(005930)가 네덜란드 법원에 제기한 애플 아이폰·아이패드 판매 금지 가처분 신청이 기각됐다.
14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네덜란드 헤이그 지방법원은 삼성이 애플 아이폰과 아이패드가 자사 3세대(3G) 통신 관련 기술특허를 침해했다며 낸 소송 4건에서 다시 한번 애플의 손을 들어줬다.
그간 애플이 제소한 독일, 네덜란드, 호주에서의 세차례 소송에서 나란히 패한 뒤 단행한 첫 반격에도 실패한 셈이다.
앞서 미국 법원에선 삼성-애플 간 특허전이 사실상 무승부로 끝나, 삼성이 보다 공격적으로 나설 경우 조만간 승기를 잡을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이 조성되기도 했다.
이번 네덜란드 특허소송은 특히 삼성이 자신있어 하던 통신 특허를 무기로 한 첫 승부에서 패한 격인 만큼, 향후 특허전 행보에도 적잖이 부담이 될 것으로 보인다.
헤이그 법원은 "애플이 스마트폰과 태블릿에서 사용한 삼성의 통신 기술은 유럽 통신표준연구소(ETSI)의 규정 상 표준화된 필수 특허 기술로, 이는 누구에게나 공정하고 합리적이고 비차별적으로 제공하도록 한 '프랜드(FRAND)' 조항에 따라 제공할 의무가 있다"고 기각 사유를 밝혔다.
또 "삼성은 이미 지난 1988년 프렌드 선언을 하면서 이 기술의 특허권을 프렌드 조항에 따라 제공할 것임을 밝혔다"며 "따라서 특허 침해를 이유로 애플 제품의 판매를 금지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법원은 이날 애플이 삼성의 제소에 대해 제기한 반소 또한 기각했다.
한편 법원의 이같은 판결에 앞서 최지성 부회장은 애플과 진행 중인 소송에 대해 "애플이 우리를 치니 우리도 대응한다는 논지로 적극 대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