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LG전자 "'옵티머스 LTE'로 옛 명성 더 강하게!"

"LTE는 준비된 시장..이제 붙어볼만 하다"

입력 : 2011-10-24 오전 9:00:00
[뉴스토마토 한형주기자] 2005년 '초콜릿폰' - 2007년 '프라다폰' - 2009년 '쿠키·롤리팝폰'
 
LG전자(066570)가 세계 휴대폰 시장에서 남부럽지 않은 저력을 과시하던 시절의 대표주자들이다. 이들은 동시에 2009년 회사를 노키아, 삼성전자(005930)에 이어 세계 시장 점유율(M/S) 3위 기업까지 끌어올린 막강 라인업이기도 하다.
 
이 순위는 현재까지도 유지되고 있지만, 내용상으로는 사정이 다르다.
 
휴대폰의 대세로 자리매김한 스마트폰 시장에서 애플, 리서치인모션(RIM), HTC 등에 차례로 자리를 내주며 글로벌 점유율 순위 5위권 밖으로 밀려났기 때문이다.
 
LG전자는 아직까지도 휴대폰이 곧 스마트폰이 돼 버린 시장 흐름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한 뼈아픈 실수를 만회하지 못하고 있다.
 
업계 라이벌인 삼성전자 역시 늑장대응을 하기는 마찬가지였지만, '패스트 팔로워(Fast Follower)'로서의 면모는 잃지 않았다.
 
'아차' 싶었던 LG전자도 지난해 5월 '옵티머스'라는 이름을 내걸고 스마트폰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이어 같은해 첫 글로벌 스마트폰인 '옵티머스원(보급형)'을 비롯, 올해에는 세계 최초 듀얼코어 스마트폰 '옵티머스2X'와 첫 3차원(3D) 스마트폰 '옵티머스3D'를 내놓으며 '최초' 타이틀을 시장에 각인시키고자 했지만 부진을 만회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이런 LG전자가 악전고투(惡戰苦鬪) 끝에 역전의 기회를 잡았다. 4세대(4G) 롱텀에볼루션(LTE) 시대가 도래한 것이다.
  
◇ 준비된 LTE 시장, 게임의 룰을 바꾼다!
 
LG전자가 한창 잘나가던 2007~2009년 회사를 이끌던 사업은 휴대폰이었다. 결국 휴대폰 사업이 살아나야 회사도 살 수 있음을 LG전자도 잘 알고 있다.
 
이런 회사가 차세대 이동통신 시장의 핵심으로 부상하고 있는 LTE에 승부수를 던졌다. 지난 10일 베일 벗은 국내 최초 HD(고화질) LTE 스마트폰 '옵티머스 LTE'를 통해서다.
 
▲ 1.5기가헤르츠(GHz) 듀얼코어 프로세서 ▲ 안드로이드 2.3 '진저브레드' 운영체제(OS) ▲ 4.5인치 정전식 터치스크린·1280*720 해상도 ▲ 800만화소 카메라 ▲ 1830밀리암페아(mAh) 배터리 ▲ 10.4밀리미터(mm) 두께.
 
1년반 세월 독기 서린 '한방'을 LTE로 날린다는 각오가 엿보이는 스펙이다.
 
가장 큰 특징은 LG디스플레이(034220)의 4.5인치 IPS(In-Plane Switching) 'True HD' 디스플레이를 탑재한 것이다. 화면 해상도·선명도가 필수인 LTE 시대를 맞아 초고화질 HD 스마트폰으로 자리매김한다는 전략이다.
 
전자업계에서는 LG전자가 LTE 시장에 일찌감치 '올인'해온 만큼 그 어느 때보다 성공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옵티머스 LTE는 출시 닷새만에 10만대가 팔리는 등 첫 LTE폰으로서 기분 좋은 스타트를 끊어놓은 상태다.
 
조중권 LG전자 커뮤니케이션스2 그룹장(부장)은 24일 "옵티머스 LTE는 빠른 데이터 처리 속도는 물론, 영화 등을 볼 때 아몰레드(AMOLED) 대비 색재현율이 뛰어나다"며 "진정한 고화질을 구현하는 LG전자의 야심작"이라고 소개했다.
 
그는 이어 "제품 출시 5일만에 10만대 판매를 돌파하는 돌풍을 일으킨 점은 고객들이 영화나 직접 촬영한 동영상 등을 색 손실 없이 자연스럽게 즐길 수 있는 옵티머스만의 특징이 인정받고 있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 기술력 충분..이젠 붙어볼만 하다!
 
LG전자는 2008년 말 세계 최초로 LTE 단말칩 자체 개발에 성공했다.
 
이어 2009년 초에는 역시 세계 최초로 LTE 단말 무선전송 시연에 성공했으며, 4세대 LTE와 2세대 CDMA(code division multiple access) 핸드오버 단말 시연에도 잇따라 성공했다.
 
그밖에 지난해 초 LTE 속도를 첫 시연한 이래 이통사인 미국 AT&T와 일본 NTT 도코모에 LTE 모뎀을 단독 공급하는 등 LTE 분야 내 독보적인 입지를 다져왔다.
 
최초라는 타이틀에 더해 내실 구축에도 전념했다. LG전자는 전세계 LTE 특허 중 23% 비중의 가장 많은 특허를 보유하고 있다. 가치로 따지면 79억달러(약 9조4800억원)로 업계 1위다.
 
이렇듯 LTE 분야에서만큼은 퀄컴, 모토로라, 인터디지털, 노키아, 삼성 등보다 앞선 기술력을 갖췄음을 자부하고 있다.
 
LG전자 관계자는 "특히 LTE 기술은 (회사가) 초반부터 올인을 선언하고 계속 주력해온 만큼 초기 시장부터 적극 공략한 셈"이라며 "그간 어려운 경영환경 속에서도 연구인력과 인프라 투자를 지속한 것이 차츰 성과로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 2007년 '명품폰' 열풍, 스마트폰으로 재연
 
LG전자에게는 2007년 명품 브랜드 프라다와 협력해 만든 '프라다폰'이 단숨에 '밀리언셀러' 반열에 오르는 등 대박을 친 영광의 세월이 있다.
 
당시 LG 프라다가 이끈 '명품폰' 열풍은 급기야 삼성, 팬택 같은 경쟁사들이 각각 '조르지오 아르마니폰'과 '듀퐁폰' 등 비슷한 제품을 내놓으며 뒤쫓아오는 상황까지 연출할 만큼 파급력이 컸다.
 
LG전자는 이같은 명성을 재연, 피처폰에 이어 스마트폰 시장에서도 명품폰 시대를 연다는 계획이다.
 
최근 유럽에서 마이크로소프트(MS)의 최신 모바일 OS인 윈도폰 7.5를 채용한 망고폰을 출시한 것이 그 예다.
 
이 제품은 독일 '질 샌더'와 맞손 잡고 내놓은 명품 스마트폰으로 현재 영국, 독일, 이탈리아, 오스트리아, 프랑스 등 유럽지역에 출시된 상태다.
 
더불어 LG전자는 올 하반기 프라다와 또 한번 제휴해 스마트폰에도 프라다의 디자인을 입히는 신개념 개발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프라다K2(가칭)'로 알려진 이 플래그십 모델은 연말쯤 시장에 모습을 드러낼 것으로 점쳐지고 있으며, 이를 통해 피처폰 시절 대박폰으로 기억되고 있는 옛 프라다폰의 명성을 되찾을 수 있을 것으로 업계에서는 기대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하반기 남겨진 LG전자 스마트폰 라인업을 통해 회사 기술력에 대한 우려가 최근 눈에 띄게 감소하고 있다"며 "정말 오랜만에 맞수인 삼성과 동등한 수준에서 경쟁할 수 있을 정도로 치고 올라왔다"고 호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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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형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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