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민지기자] 26일(현지시간) 유럽연합(EU) 정상회담에서 유로존 해법 논의가 진전을 보이고 있다는 인식 속에 시장은 일단 안도하는 분위기다.
회담을 통해 유로존 정상들은 내년 6월까지 유럽 은행들의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비율(Tier 1)을 9%로 높기로 했으며 은행들이 필요한 자본확충 규모는 1000억유로 수준이 될 것이라고 판단했다.
또 그리스 채권에 대한 손실 규모를 기존 21%에서 50%로 늘리는데 합의를 이뤘고 유럽재정안정기금(EFSF)의 가용재원을 1조유로로 확대하기로 했다.
◇ 은행 자본 확충·그리스 헤어컷 합의..'시장 안도'
유로존 정상들은 "그리스 채권에 대한 헤어컷(손실률) 을 50% 수준으로 하기로 했다"며 "내년 6월까지 유럽 은행들의 자본을 9%로 높이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앞서 시장은 유로존 정상들이 그리스 부채 탕감 규모에 대한 합의를 이루지 못할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관계자는 국제통화기금(IMF)은 유로존 국가 내에서 제시된 것보다 높은 헤어컷 비율을 요구하고 있다고 전했고 독일은 최대 60%의 헤어컷을 주장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정상들은 EFSF의 규모를 늘리는데도 합의했다. 헤르만 반롬푀이 EU 정상회담 상임의장은 "기금의 증액 문제가 해결됐다"며 "그리스 뿐만 아니라 다른 위기국의 지원도 가능해졌다"고 강조했다.
호세 마누엘 바로소 EC 위원장은 "앞으로 EFSF의 안전성을 지키기 위한 모든 노력을 할 것"이라며 "유로존 문제는 단기간에 끝날 사한이 아니다"고 지적했다.
◇EFSF 신흥국 참여 가능할까?
유럽 재정 위기를 해결하기 위해 유로존 정상들은 중국의 지원을 요청하기로 했다.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은 26일 전화 회의를 통해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에게 유럽 지원 요청을 할 예정이다.
또 클라우스 레글링 EFSF 운용책임자는 오는 28일 중국을 방문, 유로존 투자 기구 지원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중국이 유럽을 지원하는 방법은 크게 네 가지다. 직접 투자하는 방법과 국제통화기금(IMF)의 특수목적기구(SPV)를 통한 지원, 유로존 국채 매입, 은행에 직접 투자하는 방안 등이다. 이 중,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은 중국 측에 SPV을 통한 지원을 요청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다만 중국이 유럽의 구원투수 역할을 할 수 있을 지에 대한 전망은 엇갈리고 있다.
제임스 엘만 시클리프 캐피탈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중국이 유럽지원 조치를 통해 외환보유고를 다각화시키려는 전략을 펼치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EFSF에 투자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장위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중국은 열린 자세로 유럽과 다양한 협력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라고 전하며 중국이 유럽을 지원해 줄 것이란 기대감을 높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