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동현기자] "재정건전성, SOC 줄이는 걸로는 글쎄.."
대한토목학회 학술대회에 모인 토목·건설업계 관계자들은 정부가 SOC예산을 줄이는데서 재정건전성 회복 방안을 찾고 있다는데 불만을 표시했다.
대한토목학회는 다음달 초 정치인과 전문가 초청 토론회를 통해 건설산업과 사회간접자본(SOC) 사업의 중요성을 저평가하는 국민 인식을 바꿀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겠다는 계획이다.
3일 대한토목학회는 학회 창립 60주년을 맞아 경기도 일산 킨텍스에서 '2011년도 대한토목학회 정기학술대회' 개최했다.
'한강의 기적 토목 60년,통섭의 스마트 미래토목(SMART Civil,SMART Korea)'을 주제로 열리는 이번 정기학회에는 3000여 명의 국내외 토목기술자들이 참가하고 1000여 편의 연구논문을 발표한다.
특히 이번 행사에서는 극심한 침체에 빠져 있는 건설산업의 위기 진단과 향후 건설산업을 이끌어갈 미래 먹거리를 궁리하는데 머리를 맞댈 예정이다.
이날 가장 먼저 열린 '건설산업의 현재와 미래' 특별세션에서는 이복남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이 기조 발표를 맡았다.
그는 "정부가 표를 의식해 국내 SOC사업을 축소하고 있다"고 지적하며, 건설산업이 한동안 어려울 것으로 분석했다.
이 연구위원은 "국가 중기 재정 운영계획을 보면 SOC예산은 매년 1.7%씩 감소할 예정이다"며 "내년 정부예산 요구안을 봐도 SOC예산은 12개 정부 사업부문 중 유일하게 줄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복지 비중은 계속 늘어나는 추세인데 정부가 재정건전성을 강조하면서도 세율은 유권자를 의식해 올리지 않고 만만한 (주인이 없는) SOC예산만 줄이는 셈"이라고 비판했다.
국민들의 SOC 투자에 대한 호응이 부족한 점도 문제점으로 지적했다.
경제성장 기반으로 여겨졌던 도로, 항만 등 건설이 사람들의 관심밖으로 밀려나며 복지가 더 중요하다는 생각을 갖게 됐고, 특히 현 정부들어 '삽질경제' '토건족' 같은 비판섞인 말이 나오며 토목 기술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늘어나고 있다는 것.
이 연구위원은 "정치인들이 SOC투자를 줄이고 복지를 늘려야 겠다는 발언을 많이 하는데 등록인원만 63만명이 넘는 건설 기술자, 100만명이 넘는 건설 기술자도 제 목소리를 내야한다"고 강조했다.
이태식 대한토목학회 회장 역시 "SOC에 대한 지속적 투자를 통해 고속도로라든가 경부고속도로, 인천공항 같은 대형 프로젝트가 있어야 건설업계가 발전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현재 우리 건설이 시공과 사업관리자(PM)를 넘어 시장을 창출하고, 사업계획을 창조해야(Project Developer)한다는 의견도 많았다.
김상범 동국대 교수는 "우리나라 건설 시공능력은 세계 7위지만 엔지니어링 시장의 점유율은 0.8%에 불과하다"며 "기형적인 구조를 개선하기 위해 건설의 개념 설계 사업을 창조, 기획하는 능력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번 정기학술대회에는 이 토론회 외에도 '한국의 댐 60년', '건설-IT 융합 기술의 동향과 발전방향' 등 특별세션으로 마련됐다.
이날 오전에는 권도엽 국토해양부 장관, 김영선(한나라) 의원, 알카라피 세계공학기술단체연합회 회장 등이 참석했다.
한편, 대한토목학회는 다음달 초 '건설산업의 미래를 위한 대토론회'를 열어 그동안 건설산업에 대한 비하 발언을 해온 일부 정치인을 토론자로 초청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