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그룹 최태원 회장 형제 방패막은 누구?

김앤장-바른 등 거론..소환 대비 변호인단 꾸려

입력 : 2011-11-11 오후 4:53:38
[뉴스토마토 최기철기자] 불법 비자금 조성 등의 혐의를 받고 있는 SK그룹 최태원 회장과 최재원 부회장의 검찰소환조사가 임박하면서 이들의 ‘방패’를 누가 맡을 것인지에 대해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부장검사 이중희)는 일단 이번 주말까지 SK그룹 본사에서 확보한 압수물 분석에 주력한 뒤 다음 주부터 관련자 소환조사에 착수할 것으로 보인다.
 
최 회장의 경우 검찰 수사를 받은 게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 2003년 1조7000억원에 달하는 SK그룹 분식회계 및 SK해운 등의 부당내부거래 혐의(특경가법상 배임 및 정치자금법위반등)로 기소돼 2008년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의 대법원 확정판결을 받았다.
 
◇2003년 분식회계 소송 때 변호인 39명
 
당시 최 회장은 1심 14명, 2심 16명, 상고심 9명 등 총 39명으로 구성된 호화 변호인단의 변호를 받았다. 1심에서 검찰은 최 회장에게 징역 6년을 구형했으나 1심 재판부는 징역 3년을, 2심에서는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을 선고받았으며, 상고심에서 이 형이 확정됐다.
 
이번 사건에서도 최 회장과 최 부회장은 초호화 변호인단을 방패로 내세울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이미 이들 형제가 약 1000억원의 계열사 투자금이 빼돌려진 정황을 포착, 계좌추적 등으로 자금 흐름을 확인하고 있으며 혐의 입증에 상당한 자신감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한 대그룹 법무팀 관계자는 "통상 대기업 총수들이 기업형사사건으로 조사를 받거나 기소될 경우 검찰출신과 법원출신 고위 전관 들을 사건 국면에 따라 나눠 선임한다"고 귀띔했다.
 
기소 전인 검찰 수사단계에서는 수사범위를 좁히고 혐의사실을 줄여야 하기 때문에 지검장이나 부장, 차장 등 고위 검찰 출신들을 선임한다는 것이다. 또 기소가 돼 재판을 받게 되면 법리적인 다툼에 쟁점이 집중되기 때문에 부장판사 출신이나 법원장 출신 변호사들을 변호인으로 내세우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설명했다.
 
◇검찰 수사단계 검찰출신 변호인 선임 예상
 
최 회장의 경우 지난 2003년 분식회계 등으로 기소돼 1심 재판을 받을 당시 검찰출신 변호사들을 대거 선임했다.
 
당시 1심 변호인단엔 서울지검 형사1부장검사, 제주지검 차장검사, 대검수사기획관을 역임한 이종왕 현 삼성그룹 상임법률고문과 창원지방검찰청 공안부장 검사 출신의 송인보 변호사, 서울남부지검 남부지청 검사출신 이민희 변호사, 전주지검 검사 출신 백성일 변호사 등이 변호를 맡았다. 이민희, 이종왕 변호사는 당시 김앤장법률사무소 소속이었다.
 
1심 재판에는 또 수원지법 성남지원장을 역임한 최정수 변호사가 변호인단에 참가했으며, 최 변호사는 이후 상고심까지 최 회장을 변호했다.
 
집행유예가 선고된 2심 재판에서는 최 변호사를 비롯해 판사출신의 김앤장, 법무법인 세종, 율촌 등 대형로펌 소속 변호사들이 대거 변호인단으로 구성됐다.
 
서울지법 서부지원 부장판사 출신으로 율촌에 소속됐던 윤용섭 변호사, 대법원 재판연구관 출신으로 세종에 소속됐던 강신섭 현 율촌 대표변호사, 창원지법 전주지원장 출신으로 김앤장 소속인 백창훈 변호사, 청주지법 부장판사 출신으로 역시 김앤장 소속인 주한일 변호사가 최 회장의 2심 재판 변호인으로 활약했다.
 
형이 확정되는 상고심에서는 더욱 화려한 경력을 자랑하는 변호인들이 방패로 나섰다. 이임수 전 대법관과 이상경 전 헌법재판소 재판관이 전면에 나섰으며, 서울서부지법 부장판사 출신의 박순성 변호사, 서울고등법원 판사 겸 사법정책연구심의관 출신의 오관석 변호사, 법원행정처 사법정책담당관 출신의 이백규 변호사가 최 회장의 변호인으로 활약했다.
 
◇이임수 전 대법관, 이상경 전 헌재재판관도 변호 맡아
 
상고심의 경우 당시 법무법인 이우 변호사였던 이 전 재판관과 최정수 변호사를 뺀 나머지 변호사들은 대부분 김앤장 출신이었다.
 
법조계와 업계에서는 이번 변호인단 구성도 2003년 송사 때 못지않은 초호화 변호인단이 구성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몇 년 전부터 기업형사사건으로 총수들이 검찰조사를 받거나 기소되는 일이 급증하면서 대형로펌들은 기업형사팀을 별도로 꾸려놓고 있다.
 
우선 검찰출신의 기업형사 전문 변호사를 보면, 김앤장의 경우 대전고검 차장과 법무부 보호국장 출신의 윤동민 변호사, 서울중앙지방검찰청 조사부장 출신의 김대호 변호사, 서울중앙지방검찰청 검사 출신의 김봉주 변호사 등이 있다. 김앤장의 경우 기업형사 전문 변호사들 중 대부분이 판사출신이라는 것이 특색이다.
 
법무법인 광장에는 서울지검 부장검사 출신인 서창희 변호사가 대기업 회장들의 업무상 배임·횡령, 비자금조성 사건을 많이 맡았으며, 서울중앙지검 1차장 출신인 박철준 변호사, 서울중앙지검 특수부 검사 출신으로 대기업 근무경험이 있는 정준길 변호사도 기업형사 변호사로 잘 알려져 있다. 
 
법무법인(유)태평양에는 서울중앙지방검찰청 첨단범죄수사부장 출신의 이승섭 변호사가 있으며, 판사출신으로 서울고등법원 부장판사를 역임한 노영보 변호사도 기업형사 변호사로 이름을 날리고 있다. 
 
기업형사소송 분야에서 강세를 보이고 있는 법무법인 바른에는 전 대검중수부장 출신의 이인규 변호사, 서울지검 특수부 검사 출신의 남복현 변호사, 서울중앙지검과 대구지검에서 부장검사로 활약한 서범정 변호사 등이 유명하다.
 
◇김앤장 등 대형로펌 위주 변호인단 구성
 
한편, SK그룹 관계자는 "변호인단이 이미 상당부분 구성된 것으로 안다. 또 단계별 국면별로 경쟁력 있는 변호인들을 선임할 계획"이라고 밝혔으며, 업계에 따르면, 김앤장을 비롯한 대형 로펌 출신 변호사들이 변호인단에 참여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현 정부 들어 굵직한 형사사건의 강자로 떠오른 법무법인 바른이 또다시 변호인으로 선임될지 관심이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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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기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