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송종호기자] 한국사회에서 "끈"보다 중요한게 있을까. 우리사회 '지연·학연·혈연'의 힘은 직장을 이직하는데도 증명됐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이 14일 발표한 '인적 네트워크의 노동시장 효과 분석' 보고서에 의하면 직장인들이 이직을 할 때 인맥에 의한 이직일 경우에 임금상승 효과가 뚜렷한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에 따르면, 네트워크를 활용해 이직했을 때 3.84만원의 임금상승이 기대되는 반면, 인적 네트워크를 활용하지 않고 이직했을 때는 인상효과를 확신할 수 없을 뿐더러 0.77만원정도 하락할 가능성도 있었다.
보고서를 작성한 김영철 KDI연구원은 "이직은 새로운 일자리에 자신의 기술과 직무 능력을 적응시키는 과정이기 때문데 임금상승효과가 이직 초기에 담보되진 않는다"면서도 "인적 네트워크를 활용했을 때 자신에게 보다 적합한 일자리가 배치됨으로써 자신의 능력과 잠재력을 보다 잘 발휘할 수 있어 임금상승을 기대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물론 보고서는 생산성에 기여가 충분하지 않는 '연줄'효과 혹은 '정실인사'가 작용한 경우를 경계했다.
김 연구원은 "정실인사의 경우 기술이나 능력에 비해 임금을 후하게 설정할 가능성이 높다"며 "'연줄형' 이직 역시 네트워크 이직의 임금상승 요인으로 볼 수 있기 때문에 임금상승 효과가 전적으로 일자리 매치 적합도 개선효과에 기인한다고 단정지을 수 없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이직을 통해 교육수준과 기술 수준의 적합도를 개선했다는 평가에서도 네트워크 이직만이 효과적인 것으로 확인됐다. 100점으로 환산된 적합도에서 네트워크 이직은 교육수준의 적합도와 기술수준의 적합도를 각기 2.13점과 2.52점 상승시키는 데 반해, 비네트워크 이직에서는 이러한 효과가 발견되지 않았다.
즉 인적네트워크가 구인과 구직 사이에 적절한 정보 전달 기능을 수행함으로써 일자리 매치의 적합성을 개선하는 데 현저히 기여하고 있는 것이다.
또 보고서는 비네트워크 이직에서 기본적인 상식과 달리 이직의 주된 이유가 임금에 달려 있지 않다고 봤다.
비네트워크 이직의 주요 영향 요인들은 업무만족도, 복지 후생만족도, 취업 안정성 등 다양한 요소가 작용했으나 임금에 대한 만족도는 통계적으로 유의한 수준의 연관성이 나타나지 않았다.
이 같은 결과에 대해 김 연구원은 "비네트워크 이직의 경우 현격한 주관적 만족도의 개선 효과가 나타나지만 임금 개선효과는 미미한 수준이었던 점을 증명한 것"으로 풀이했다.
그는 "이직을 통한 교육과 기술 수준의 적합도 개선이 네트워크 이직자들의 임금상승으로 나타났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