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기철기자] IT업체 대표로부터 업무상 청탁과 함께 금품을 받은 혐의(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로 불구속 기소 된 전 방송통신위원회 네트워크 정책국장 황모씨(49)에 대해 '봐주기' 아니냐는 논란이 제기되고 있다.
검찰에 따르면 황씨는 평소 호형호제 하던 IT 컨설팅 운영업자 윤모씨로부터 업체 명의의 신용카드를 받아 2800여만원을 사용하고, 자녀유학 컨설팅 비용을 빌려달라고 해 돈을 지원받는 등 총 3470여만원을 수수한 혐의를 받고 있다.
공무원이 뇌물을 요구하거나 받은 경우 그 금액이 3000만원 이상 5000만원 미만이면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5년 이상의 유기징역에 처하도록 되어 있다. 하한이 5년으로 정해져 있어 작량감경을 하더라도 징역 2년6월이 선고되는 중죄이다.
따라서 검찰이 제기한 공소장이 법원에서 그대로 인정될 경우, 일반적으로는 구속기소될만한 사안이다.
물론, 정황에 따라 집행유예가 선고되는 경우도 있으나 이는 쉽지 않다는 게 형사 관련 법조인들의 대체적인 의견이다.
또 황 전 국장은 윤씨로부터 윤씨 회사명의의 BC카드를 받아 사용한 것 외에도 윤씨에게 돈을 빌리려 했으나 돈이 없다고 하자 제3자로 하여금 윤씨에게 돈을 빌려주게 한 다음 이를 다시 빌리는 방법으로 돈을 빌리고, 자녀 유학 컨설팅 비용을 빌리는 등 사적인 용처를 위해 금품을 요구한 것으로 조사돼 죄질도 좋지 않다는 평가다.
검찰출신의 한 변호사는 "조사 받을 당시의 태도나 반성적인 여부 등을 여러 정황을 참작하지만 특가법상 가중처벌되는 경우나 수뢰액이 1500만원 이상 이면 보통 구속기소를 검토하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또 한 형사전문변호사는 "죄질이나 정황상 구속기소가 충분히 가능하지만, 최근 구속영장 발부에 엄격한 법원의 눈치를 본 게 아니냐"는 분석을 폈다.
한편 지난 10일엔 불법 유사수신업체로부터 수사 무마 청탁과 함께 3000만원의 뇌물을 수수한 경찰관들이 구속기소됐으며, 또 지난 8월엔 한 국토해양부 부동산관련 부서 주무과장이 부동산투자신탁회사로부터 편의를 봐주기로 하고 500만원 상당의 산삼과 2000만원이 든 선물상자를 받았다가 구속 기소됐다.
황 전 국장의 불구속 기소에 대해 검찰 관계자는 "돈을 준 사람과의 관계, 청탁 내용, 반환 내역 등을 종합하면 불구속 사유에 해당한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검찰 출신 모 변호사도 "수사기록을 봐야 알겠지만, 정황에 따라 다를 수 있기 때문에 검찰의 판단이 딱히 잘못됐다고 말하기는 힘들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