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스페인 우파 야당 압승..경제개혁 속도낼까

입력 : 2011-11-21 오전 9:18:28
[뉴스토마토 김민지기자] 재정위기의 여파 속에 있는 스페인에서 실시된 조기총선에서 예상대로 야당 국민당(PP)이 압승을 거뒀다.
 
이에 따라 스페인은 아일랜드와 포르투갈, 그리스, 이탈리아에 이어 유로존에서 5번째로 정권이 교체되는 국가가 됐다.
 
이번 국민당의 압승에 대한 전문가들의 전망은 엇갈리고 있다. 국민당이 의회 과반 이상을 차지한 만큼 스페인의 경제개혁안에 속도가 붙을 것이란 기대감도 형성되고 있지만 국민당이 집권하며 재정정책이 후퇴할 수도 있다는 우려감도 존재한다. 국민당은 '국민연금 삭감 등 재정개혁 철회'등을 공약으로 내세웠다. 
 
유럽 최대 문제아인 그리스도 지난 2009년 10월 총선에서 사회당으로 정권이 교체된 후, 재정적자 문제가 부각되고 국채금리가 상승하며 구제금융으로 이어진 바 있다는 점도 새 정권에 대한 의구심을 높이는 요인이다.
 
◇ 국민당, 350석중 186석 확보해 정권교체 성공
 
20일(현지시간) 블룸버그 통신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마리아노 라호이(56) 당수가 이끄는 국민당은 개표가 91% 진행된 상황에서 전체 44.5%의 득표율을 기록, 전체 350석 중 과반 이상인 186석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사회당은 28.7%의 득표율로 110석을 차지, 지난 1978년 민주주의로 복귀한 이후 최악의 의석수를 확보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조기총선에서 야당이 정권교체를 무난하게 이룰 것으로 예상했다. 스페인은 3년 넘게 경제위기에 시달리고 있으며 실업률은 유로존 국가들 중 가장 높은 22%수준에 있어 집권여당에 대한 국민들의 불만이 극에 달한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라호이 당수는 승리를 확인한 후 "스페인은 결정적인 순간에 직면했다"며 "몇 년간이 아닌 몇 십년을 위한 스페인의 미래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당선 소감을 밝혔다.
 
이어 "스페인이 위기 상황에서 바로 빠져나오기는 힘들겠지만 모든 지방정부와의 논의를 통해 위기에서 벗어날 수 있는 방안을 논의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 정권교체..스페인 경제개혁안 속도 낼까?
 
니콜라스 스피로 스피로 투자 상무 이사는 "야당이 과반 이상의 의석을 확보했다는 것은 시장이 원했던 처방전 그대로"라며 "리스크는 분명히 있지만 스페인의 경제개혁안의 속도가 빨라질 수 있다는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고 판단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유럽 재정 위기가 그리스와 이탈리아를 넘어 스페인으로 확대되는 이유 중 하나가 정권 교체에 따른 각종 불확실성이 부각됐기 때문이라며 우려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실제로 지난 17일 야당의 압도적 승리가 예상되자 스페인의 10년물 국채 금리는 유로존 출범 후 가장 높은 수준인 연 6.78%를 스페인 국채금리와 독일 국채간 스프레드는 441베이시스포인트를 기록했다.
 
영국의 일간지 텔러그래프는 "당선 승리의 기쁨은 잠시의 순간일 것"이라며 "라호이 당수는 스페인이 유럽의 다음 희생양이 되지 않도록 공공부채를 줄이기 위한 노력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라호이 당수가 선거 기간동안 어떻게 개혁안을 추진할 것인지에 대한 충분한 설명을 하지 못했다는 점을 지적하며 "스페인이 위기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이전 보다 강력한 긴축 프로그램이 실행돼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한 유권자는 "국민당이 이끄는 새 정부가 스페인을 구할 수 있길 기도해야 할 것"이라며 "국민당이 선거 기간동안 어떠한 정책을 추진할 것인지 밝히지 않은 점은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그러나 "거의 8년간 스페인을 위기로 몰아온 사회당을 더 이상 두고 볼 수 없어 국민당에 표를 던졌다"는 의견을 전했다.
 
한편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은 조기총선에서 승리한 라호이 대표에게 축하인사를 전하며 앞으로 유로존의 안정과 시장 신뢰 회복을 위한 책임감 있는 자세를 취해 줄 것을 요청했다. 
 
뉴스토마토 김민지 기자 mjkim@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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