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관들 잇단 SNS 의견표명에 대법원 '당혹'

29일 공직자윤리위 열어 SNS가이드 라인 논의

입력 : 2011-11-29 오후 4:17:24
[뉴스토마토 최기철기자] 한·미 FTA 비준안 강행처리에 대해 현직 부장판사들이 SNS를 통해 잇따라 의견을 표명하자 대법원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대법원은 29일 공직자윤리위원회를 열어 최근 페이스북에 한·미 FTA와 관련해 공개적으로 정치적 의견을 표명한 인천지법 최은배 부장판사(45·사법연수원 22기)의 행위가 적정한 한 것인지에 대한 논의와 함께 법관의 ‘SNS사용 가이드라인’을 정한다는 계획이다.
 
대법원 관계자는 "공직자윤리위원회는 징계와는 거리가 먼 협의체"라며 최 부장판사의 징계 가능성에 대한 속단을 경계했다.
 
앞서 최 부장판사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뼛속까지 친미인 대통령과 통상 관료들이 서민과 나라 살림을 팔아먹은 2011년 11월 22일, 난 이날을 잊지 않겠다"고 밝혀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지난 26일엔 창원지법 이정렬 부장판사(42·23기)가 자신의 페이스북에 "진보 편향적인 사람은 판사를 하면 안 된다는 말이겠지. 그럼 보수 편향적인 판사들 모두 사퇴해라. 나도 깨끗하게 물러나 주겠다"며 최 부장판사를 공개적으로 지지하고 나서기도 했다.
 
이 부장판사는 2004년 서울남부지법 판사시절 종교적 병역기피자에게 무죄를 선고하면서 진보성향의 판사로 알려졌다.
 
이 부장판사는 27일에도 "오늘 개콘(개그콘서트) 보면서 자기 하고 싶은 말 시원하게 하는 개그맨분들이 너무 부럽다. 그나마 하고 싶은 말 맘껏 할 수 있었던 페북도 판사는 하면 안 된다는 사람이 있다"는 글을 게시했다.
 
이번 논란에 대한 현직 판사들의 반응은 엇갈리고 있다.
 
서울지역의 한 판사는 "SNS를 잘 하지는 않지만 자기 생각을 표현하는 것이 뭐가 나쁘겠느냐"고 반문하면서 "그 분들도 글을 올리시기 전에 (파장을)충분히 생각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지역의 또 다른 판사는 "SNS에 의견을 개진하는 것은 신중해야 한다. 자기 생각을 말하는 것도 좋지만 그렇게 무작정 자기 마음대로 표현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며 "판사는 자기의 주관을 공개적으로 표현하는 순간. 쌍방의 이익을 공정한 입장에서 바라봐야 할 판사의 입장에서 벗어난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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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기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