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수현기자] 노무현재단은 2일 부산일보 사태와 관련, “박근혜 한나라당 전 대표는 참여정부 시절 진실화해위원회의 권고를 무시한 정수장학회 문제를 조속히 정리하고 재산의 사회환원에 나서라”고 요구했다.
재단은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부산일보 사측은 노조 탄압과 편집권 침해 행위를 즉각 중단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재단은 “과거사 청산과 언론개혁에 힘을 쏟았던 노무현 대통령은 부일장학회 강제헌납 사건의 진상규명에 큰 관심을 기울였다”면서 “정수장학회 재단은 ‘범죄의 증거’이자 ‘장물’로 정의를 실현하고 뒤틀린 역사를 바로 세우려면 합당한 자격을 가진 유족이나 시민대표들에게 운영권을 돌려주어야 한다고 강조하셨다”고 전했다.
이어 “참여정부 시절 구성된 ‘국정원 과거사 진실규명을 통한 발전위원회’는 2005년 부일장학회 헌납사건을 당시 박정희 최고회의 의장의 언론장악 의도에 의해 박 의장의 지시로 중앙정보부가 재산헌납을 강압적으로 추진한 것으로 조사했다”고 밝혔다.
또 “대통령 직속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 정리위원회’도 2007년 부일장학회가 5.16 군사쿠데타 세력에 의해 강제헌납 됐으므로 정수정학회는 강제헌납 받은 주식을 국가에 원상회복토록 하고 원상회복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국가가 직접 원소유주에게 손해를 배상할 것 등을 권고했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진실화해위원회는 특히 부산일보, MBC, 부산MBC 등 언론3사를 강제헌납하게 한 것은 언론자유에 대한 중대한 침해에 해당된다고 지적했다”며 “이에 따라 정수장학회가 특정 집단이나 개인을 중심으로 운영되는 것은 공익적 목적에 반하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재단은 “그러나 진실화해위원회의 권고는 실행되지 않았다”며 “노 대통령은 부일장학회 강탈이 명백한 범죄행위로 규명됐음에도 반환이행 조치 등이 권고에 그칠 수밖에 없었던 결과를 매우 안타까워했다”고 되짚었다.
더불어 “대통령께서 군사정권은 남의 재산을 강탈할 권한을 마구 휘둘렀는데 민주정부는 그 장물을 되돌려줄 권한이 없고, 장물은 그대로 남아 있는데 그 소유자가 정권까지 잡겠다고 하는 상황을 받아들이기 힘들다고 토로한 바 있다”고 말했다.
재단은 “정수장학회는 부끄러운 과거를 청산하고 진실화해위원회 권고조치를 이행할 것을 촉구한다”면서 “박 전 대표의 결단이 요구된다”고 일침을 가했다.
지난달 30일 부산일보 사측은 편집국 기자들이 정수장학회 문제로 촉발된 노조위원장 해고와 편집국장 징계위원회 회부 사건을 신문에 실으려고 하자 신문발행을 중단하고 홈페이지까지 폐쇄했었다.
이와 유사한 사태는 지난 1988년에도 발생했다. 당시에도 편집권 독립을 위한 파업으로 엿새 동안 신문의 발행이 중단됐던 것이다.
한편 정수장학회의 부산일보 지분소유는 100%로, 언론의 독립성과 공정성을 저해하는 근본 원인으로 지목돼왔다.
정수장학회는 1961년 군사쿠데타 세력이 부산지역 사업가 김지태씨를 부정축재자로 몰아 그 소유의 부일장학회 땅과 언론사를 빼앗아 설립한 재단으로 알려졌다.
특히 박 전 대표는 정수장학회 8대 이사장을 오랫동안 맡아왔다. 박 전 대표는 2005년 이사장직에서 물러났지만, 자신의 비서였던 최필립씨가 후임이 되자 실질적 운영권을 행사하고 있다는 비판을 받아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