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수현기자] 통합진보정당이 출범을 확정지었다. 국민참여당은 4일 서울 마포구청에서 임시 전당대회를 열어 민주노동당·새진보통합연대와의 통합을 최종 승인했다.
참여당은 이날까지 주권당원 8,763명 중 77.2%에 해당하는 6,765명이 투표, 6,043명(89.3%)의 찬성률을 기록해 통합을 위한 절차에 종지부를 찍었다.
이로써 통합진보정당은 5일 오전 국회에서 수임기구 합동회의를 열어 당명과 당헌 등을 합의한 뒤 중앙선관위에 공식 등록하는 것으로 첫 걸음을 내딛게 됐다.
유시민 국민참여당 대표는 “통합진보정당의 길은 아직 누구도 걸어보지 못한, 성공과 실패의 가능성이 동시에 존재하는 미지의 길”이라며 “결단을 내려주신 당원 동지 여러분께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유 대표는 “참여당은 깊게 사랑했던 이를 빼앗긴 고통 속에서 창당했다”고 되짚은 후 “그 분과 함께 꾸었던 꿈을 이루기 위해 창당했기에 우리의 당명을 내리게 돼 너무나 죄송스럽다”며 안타까운 심경을 전했다.
하지만 유 대표는 “새로운 통합진보정당이 우리가 창당하며 선언했던 참여당의 정신을 실현하는 당이 되도록 만들면 되지 않겠냐”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이어 “앞으로 크고 작은 내·외부의 위험이 기다리고 있다”며 “철학의 차이보다 문화와 행동 양식의 차이가 더 큰 위기가 될 수 있다”고 서로 다른 당을 하던 당원들 사이에 갈등이 발생할 수 있음을 지적했다.
그는 “우리는 서로 조금씩 다르고, 또 모자란 상태 그대로 하나가 되기로 한 것”이라며 “이 점을 절대 잊지 말자. 그리고 내게 해주길 원하는 대로 남에게 내가 먼저 해주자”고 화합을 당부했다.
“금방 화답이 오지 않아도 조만간 온 몸으로 껴안을 날이 반드시 올 것”이라며 유 대표는 “이 쉽지 않은 과제의 수행에 기꺼이 함께 해 주시길 바란다”고 호소했다.
아울러 “이제 참여당의 깃발을 고이 접어 우리 가슴 속에 넣어 두자”며 “정치의 혁신을 위해 각자가 민들레 홀씨가 되어 온 국민의 가슴에 날아가 희망의 노란 꽃을 피우자”고 강조했다.
외빈으로 참석한 이정희 민주노동당 대표는 “참 오래 기다리셨다”며 “저와 민주노동당은 여러분의 오랜 기다림을 잊지 않겠다. 기다려주셔서, 함께 이겨주셔서 정말로 감사하다”고 말했다.
노회찬 통합연대 공동대표는 “이번에 참여당의 간판을 내리게 됐지만 저희 세 주체가 가고자 하는 목표가 국민들이 원하는 진짜 여당(與黨), ‘참여당’ 아니냐”며 “여러분과 함께 국민의 참여당이 되는 시대를 만들어 가겠다”고 약속했다.
심상정 공동대표도 “여러분의 오늘 선택은 그동안 추구하시던 진보적 대중의 길이 중단되는 것이 아니다”면서 “보다 더 풍부하고 아릅답게 열어가는 길이 될 것으로 믿는다”고 격려했다.
한편 새롭게 출범하는 통합진보정당의 지도부는 오는 6일 국립 현충원을 방문해 고 김대중 전 대통령을, 7일에는 봉하마을을 방문해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을 추모하기로 했다.
이후 통합진보정당은 11일 중앙당 창당 선포식을 시작으로 13일에는 확정된 통합진보정당의 이름으로 내년 총선 예비후보를 등록한다.
또 다음달 8일까지 16개 시·도당 창당대회를 거친 후 15일 대규모 창당대회를 통해 본격적인 세몰이에 나설 계획이다.
우여곡절 끝에 새로운 대중적 진보정당의 통합이 마무리됨으로써, 대한민국 정치지형에 유래가 없던 ‘3당 대결 구도’가 정립될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한나라당의 쇄신 작업이 여의치 않거나, 민주당·시민통합당(혁신과통합)의 합당이 더디게 진행될 경우 통합진보정당이 갖게 될 파괴력이 만만치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