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보라기자] 교육감 후보 '뒷돈 거래' 혐의로 기소된 곽노현 서울시교육감에 대한 재판에서 단일화 협상을 진행한 양모씨(박명기 교수 대리인)와 곽 교육감 측 회계책임자 이모씨, 합의를 보증한 최갑수 교수에 대한 대질신문이 이뤄졌다.
그동안 10여차례에 걸친 집중심리로 진행된 곽 교육감의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했던 이들의 증언이 각각 달라 그 진위여부를 가리기 위해 3자 대질신문을 진행한 것.
서울중앙지법 형사27부(김형두 부장판사) 심리로 8일 열린 속행공판의 대질신문 과정에서 곽 교육감과 박 교수, 강경선 교수 등 피고인 3명, 그리고 증인으로 출석한 이씨와 양씨, 최 교수의 주요 발언들을 모았다.
◇"돈이야 어떻게든 되겠지"
"당시 곽 교육감 측이 박 교수에게 건넬 5억원을 누가 책임질 것으로 생각했느냐"는 재판장의 질문에, 양씨는 "돈을 구할 구체적인 방법은 생각하지 않았다. 내가 왜 곽노현 측이 돈 마련 방법에 책임을 지겠나, 어떻게든 만들어지겠지라고 생각했다"고 답변했다.
이 대목에서 곽 교육감은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곽 교육감 전화번호 몰라요?"
"그 중요한 얘기를 왜 안했습니까. (곽교육감의) 전화번호 모르나요? 알고 있죠?"
재판장이 "'단일화 협상조건 5억원은 '진영'에서 마련하기로 합의했다'고 곽 교육감에게 말할 기회가 여러번 있었는데도 왜 말하지 않았냐"며 곽 교육감의 회계책임자 이씨를 추궁하며 건넨 말.
"후보 단일화 협상 이후 합의가 제대로 이행되지 않은 것을 알고 있었냐"고 재판장이 질문하자, 이씨는 "합의내용이 이행 안돼서 문제가 생긴건 아니다"고 답했다.
이씨는 "합의내용은 내년 중에 합법적인 방법으로 이행됐을 것이다. 문제는 양씨가 약속한 대출이 안돼서 박 교수 측에서 돈이 급해진 탓이다. 합의내용을 위반한 것은 박 교수 측이었다. 더 기다렸어야지."라고 박 교수 측에 서운함을 드러냈다.
이날 양씨는 줄곧 '지난해 8월 말까지 7억원을 주기로 합의했다'고 진술했다.
◇"역사적 기회 만든 자부심은 없나요?"
이씨가 증인석에 나란히 앉아 있던 양씨에게 한 말.
"협상 결과가 어찌됐던 간에, 단일화 협상을 위해 가장 많은 노력을 한 사람이 양씨라고 생각한다. 만약 단일화가 성사되지 않아서 진보진영이 아닌 다른 소속의 교육감이 당선됐다면 '무상급식 주민투표'는 시행되지 않았을테고, 그렇다면 서울시장 보궐선거는 없었을테고, 또 '안철수 바람'도 불기 어려웠을 것 아닌가. 내년이 역사적 전환기가 될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