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현진기자] 서울시교육감 후보자 매수 혐의로 기소된 곽노현 서울시 교육감(57)이 법정에서 교육감 후보 단일화 상대였던 박명기 교수(53)에게 "박 교수의 경제적 어려움을 (진보)진영이 보고만 있겠느냐"고 말했다고 진술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재판장 김형두 부장판사) 심리로 15일 열린 피의자신문에서 곽 교육감은 박 교수와의 후보 단일화 과정에서 박 교수에게 이같이 말했다고 밝혔다.
곽 교육감은 "지난해 5월18일 광주민주화운동 기념식에서 박 교수를 만나고 점심때 단일화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기로 약속했다"면서 "이때 박 교수가 선거비용에 대한 이야기를 하면 어떻게 대처할지 상당히 고심했다"고 말했다.
곽 교육감은 이어 "고심 끝에 합법적이면서도 진심을 담은 말을 생각해냈고 박 교수가 선거비용에 대한 이야기를 꺼내자 그 말을 꺼냈다"면서 "박 교수에게 '진영의 대의를 위해서 하는 단일화인데 이 대의 때문에 박 교수가 경제적 곤궁과 궁핍상태에 빠지면 진영이 그것을 보고 있겠느냐'고 말했다"고 진술했다.
곽 교육감의 진술을 들은 검찰측이 "당시 '진영'이 아니라 '주변'이라고 말하지 않았느냐"고 따져 묻자 곽 교육감은 "진영이라고 정확하게 말을 했다. 영상녹화를 한 CD를 보면 분명히 내가 진영이라는 말을 하고 있을 것이다"고 밝혔다.
이는 박 교수에게 경제적 도움을 주기로 한 주체가 곽 교육감 1인이 아닌 진보진영이었다는 뜻으로, 선거당시 곽 교육감측 회계책임자였던 이모씨와 상대후보인 박 교수의 법정진술과도 부합하는 내용이다.
곽 교육감은 또 "나에게 기억의 복원이라는 것은 무척이나 중요한 작업이었다"면서 "내가 100%의 기억을 살리면 내가 단일화 합의에 대한 사전보고를 받거나 승인을 하지 않았고, 사후에 보고를 받지도 않았다는 것이 명확히 드러나 무죄임이 확정될 것이기 때문"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다음 재판은 오는 23일로 예정되어 있으며 이날 재판에서는 곽 교육감에 대한 피고인신문이 계속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