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황인표기자] 한국씨티은행이 고배당을 추진하면서 논란이 커지고 있다. 또 이 과정에서 금융당국이 "고배당을 자제하라"고 요청한 것으로 확인됐다.
19일 금융권에 따르면 씨티은행은 최근 이사회를 열어 한국씨티금융지주에 1299억원의 현금배당을 결의했다. 이번 배당은 지난 2004년 한국씨티은행(구 한미은행)이 설립된 이래 가장 큰 규모다. 앞서 올 4월 1002억원의 현금 배당을 포함하면 올해에만 2301억원의 배당을 실시한 셈이다.
특히 씨티은행은 올 3ㆍ4분기까지 누적 순익 4253억원의 60%가량인 2600억원을 배당하려 했지만 금융감독원의 억제조치에 따라 배당액을 절반 가까이 줄였다. 금감원은 씨티은행에 "경기하강을 대비해 배당을 자제하라"는 권고를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권에서는 씨티은행의 고배당 자금이 씨티금융지주를 거쳐 미국 씨티그룹 본사로 갈 것으로 보고 있다. 금감원 관계자들은 "당초 미국 씨티그룹이 한국씨티금융에 1억달러(한화 약 1200억원)를 요구했다"고 밝혔다. 실제 올해 초 배당금 1002억원 가운데 800억원은 미국 씨티그룹으로 흘러갔다.
미국 씨티그룹은 9월까지 수익이 작년 같은 기간 대비 10% 줄어들 정도로 경영 상태가 좋지 않다. 여기에 최근 신용평가사 스탠다드앤푸어스(S&P)는 씨티그룹의 신용등급을 ‘A’에서 ‘A-’로 한 단계 낮췄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