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증시대전망)⑦수익성이 최우선 목표-증권

내년 경기회복·프라임 브로커리지 성장성 등 변수
"흐름상 상반기 '저점'·하반기 '이익모멘텀' 가능성 커"

입력 : 2011-12-21 오전 10:00:00
[뉴스토마토 박제언 기자] 내년 증권사들은 수익성에 초점을 맞춘 성장을 화두로 삼을 것으로 보인다.
 
주식시장에서 증권주는 올해 암흑기였다. 연간 수익률은 지난 19일 기준으로 마이너스(-)45%를 넘어섰다. 증시가 유럽발 재정위기 등으로 탐탁치 않고 변동성이 커 증권업종에 대한 투자심리가 위축됐다.
 
특히, 대형 금융투자업(IB) 진출을 위한 주요 증권사들의 대규모 유상증자와 이에 따른 주가희석효과로 업종 전체에서 수익률이 꼴찌라는 불명예까지 덮어쓸 전망이다.
 
개별 증권사들의 순이익은 상반기(3월 결산, 4~9월)까지 전년대비 나쁘지 않은 실적을 보였지만 증시가 불안정한 상황에서 증권사들이 2011 사업년도 전체를 가뿐하게 넘길 수 있다는 전망은 전무하다.
 
그러나 내년에는 경기 회복과 프라임 브로커리지 성장성 등이 변수이기는 하지만 올해와 같은 부진에서 회복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보인다.
 
◇ 내년 경기 전망 '흐림'..증권株 '눈치보기'
 
올해 코스피지수가 2000포인트를 넘기기는 했지만, 여전히 실물경제가 회복되지 못하는 상황에서 유럽발 재정위기가 재차 불거지며 지수는 하락 추세에 있다.
 
최근 내년 1분기 제조업체의 경기전망이 어둡다는 소식이 나오는 등 전세계 경기둔화로 내년 한국의 경제성장률이 올해보다 낮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 때문에 증권시장과 증권주 역시 상승 모멘텀을 찾지 못하고 있다.
 
정보승 한화증권 연구원은 "증권주의 가격이 하락해 밸류에이션 메리트가 발생한 상황이지만 향후 경기에 대한 불확실성이 완전하게 해소되지 않은 상황이기 때문에 투자를 서두를 필요는 없다"고 조언했다.
 
정 연구원은 "경기가 예상보다 더 둔화될 경우 정책당국의 확장적 경기부양정책도 나올 가능성이 높아 당장 투자에 나서는 것보다 투자시점을 기다리는 것이 유리하다"고 덧붙였다.
 
◇ 프라임 브로커리지=성장 동력
 
올해 증권가의 화두 중 하나였던 '헤지펀드'가 내년에 얼마만큼 수익을 가져다줄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대우증권(006800)우리투자증권(005940), 삼성증권(016360), 현대증권(003450), 한국투자증권 등 5개 증권사는 대형IB를 위한 권리를 획득하기 위해 유상증자를 결정했다.
 
증권업계는 헤지펀드가 작년 말부터 올 초까지 증권가를 뜨겁게 달구었던 랩어카운트를 대체할 상품이 될 수 있다고 조심스럽게 전망한다. 증권사 입장에서는 새로운 수익원 창출이 되는 셈이다.
 
업계에서는 국내에 사모펀드(PEF) 관련 법안이 완화돼 헤지펀드가 출현할 경우, 초기 시장 규모를 6조3000억원 정도로 보고 있다. 문제는 헤지펀드에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증권사가 현재로선 5개 증권사로 한정되기 때문에 관련 수익이 소수에 국한될 수 있다는 것.
 
박선호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과거 브로커리지 중심의 접근 방식에서 벗어난 새로운 '성장'이 요구되고 있다"고 말했다.
 
정길원 대우증권 연구원은 "증자로 얻게 되는 새로운 기회로, 과점적 라이센스는 분명해 보인다"며 "라이센스가 작동해 과점이 현실화된다면 증자대금은 결국 프리미엄으로 전환된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프라임 브로커리지 사업이 당장 높은 수익을 실현할 것으로 만은 보이지 않는다.
 
원재웅 동양증권 연구원은 "프라임 브로커리지는 대차거래, 스왑, 신용대출이 주 수익원인데 헤지펀드 성장 없이 성장하기는 쉽지 않다"며 "글로벌 투자은행과의 경쟁으로 해외 시장에서도 높은 성과를 나타내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 증권업종, 내년 '상저하고' 가능성 커
 
증권가는 증권업종이 내년 상반기 저점을 형성한 뒤 하반기 상승세로 돌아설 수 있다고 분석한다.
 
저금리 기조와 부동산 침체가 지속되는 국면에서 증시를 압박하는 여러 문제들이 내년 상반기까지 해결되는 모습을 보여준다면 자금이 증권시장으로 돌아올 수 있다는 기대감이 형성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특히, 낮은 밸류에이션과 성장잠재력을 보유한 대형 증권사는 더욱 유리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이석훈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내년도 증권업계는 프라임 브로커리지 시행에 따른 대형 증권사 호재가 있는 반면, 콜시장 참여제한에 따른 이자부문의 수익성 악화 요인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 연구위원은 "위탁매매를 비롯해 IB, 자산관리, 퇴직연금 모두 경쟁이 매우 치열한 시장이 될 것"이라며 "다만, 전문화된 서비스나 상품을 통한 수익성 제고가 중요한 과제"라고 전했다.
 
조성경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경기 흐름상 상반기가 저점일 가능성이 높고, 하반기로 갈수록 이익 모멘텀은 강화될 전망"이라고 전했다.
 
조 연구원은 "프라임 브로커리지를 통한 신규 수익 창출은 장기적으로는 헤지펀드 시장 규모가 얼마나 형성되는가의 문제지만, 단기적으로 특정 증권사가 시장점유율을 얼마나 만들어내는가가 개별 종목을 부각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대우증권은 증권업종의 최우선 추천종목(Top Picks)으로 삼성증권, 우리투자증권, 한국금융지주(071050)를 꼽았다. 메리츠종금증권은 추천종목으로 우리투자증권을 선택했으며, 동양증권은 한국금융지주와 삼성증권을 추천했다.
 
KTB투자증권은 상반기까지 경기변동성 국면에서 한국금융지주와 키움증권(039490), 하반기 이후 프라임 브로커리지 성장성이 확인 가능한 시점에서 우리투자증권과 삼성증권 등이 부각될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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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제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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