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송종호기자] 정부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반대여론을 무마시키기 위한 '공격적인 홍보'를 전방위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22일 기획재정부 고위 관계자는 "지난달 한·미FTA비준안이 국회에서 통과된 직후 이명박 대통령은 장관들에게 수세적인 입장에만 머물지 말고 공격적인 홍보를 지시했다"고 밝혔다.
실제로 이달 들어 각 정부 부처는 고위직을 대상으로 교육과 홍보 활동을 진행하고 각계각층의 국민을 대상으로 홍보활동에 집중하고 있다.
우선 정부는 집안 단속부터 하고 있다.
행정안전부가 주최하는 각 청사별 워크숍이 개최됐거나 예정에 있다. 지난 15일 행안부는 정부 중앙청사에서 맹형규 행안부 장관이 참석한 가운데 한미 FTA 성과 제고를 위한 국·실장 워크숍을 개최했다. 이날 워크숍에는 김종훈 외교통상부 통상교섭본부장과 최원목 이화여대 교수가 강연자로 나섰다.
지난 19일 오후 2시에도 과천 정부청사에서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이 참석한 가운데 실·국장급 600명을 대상으로 한·미FTA 워크숍을 진행하려했다. 하지만 이날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사망소식이 전해져 워크숍은 무기한 연기한 상태다.
재정부 다른 관계자는 "여당의원과 고위직 공무원을 대상으로 한 교육·홍보집을 제작중"이라며 "당장 정부 공무원이나 여당의원도 FTA를 잘모르는 경우가 있어 한·미FTA발효전까지 집중 교육 프로그램을 만들고 있다"고 전했다. 또 "국·실장급 교육을 우선하고 과장급 이하 교육 계획도 추진중"이라고 덧붙였다.
아울러 대기업과 중소기업, 서울지방변호사회 등 범정부 차원의 한·미 FTA 홍보는 계층을 가리지 않고 진행되고 있다. 지난 9일 교육과학기술부가 전국 시·도 교육청에 한·미FTA홍보를 요청한 것도 이명박 대통령의 '공격적 홍보'방침이 원인인 것으로 지적된다.
문화체육관광부 관계자는 "장관들이 12월부터 행사 축사와 인사말에 반드시 한·미 FTA를 언급하고 있다"며 "정부의 모든 역량을 집중해 대응·홍보 노력을 하고 있다" 밝혔다.
이 관계자는 이 대통령의 공격적 홍보 방침지시가 "국회 비준을 '날치기'로 통과 시킨 이후 FTA찬반 여론이 뒤집혔다는 위기의식 때문"이라며 "문광부가 의뢰한 FTA 여론조사에 따르면 비준동의안이 통과되기 전에는 60대 40의 비율로 찬성이 높았지만 지금은 70대 30의 비율로 반대가 더 높아졌다"고 말했다.
그는 이 같은 원인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등을 통해 'FTA 괴담'이 급속하게 퍼지는 까닭"이라고 진단했다.
검찰 역시 인터넷과 SNS를 통해 허위사실들이 정책을 왜곡시키고 있다고 보고 있다. 인터넷 등에서 올해 초부터 유포돼 왔던 '한·미 FTA 독소조항 12 완벽정리'를 비롯해 2008년 촛불집회 당시 허위사실들도 재유포돼 혼란을 부추기고 있다는 것이다.
지난 16일 박재완 재정부 장관 역시 1급 간부회의 자리에서 한·미FTA와 관련된 '온라인 미디어' 등 에서 제기되는 사안에 대해 철저히 모니터링할 것을 지시해 정부의 이같은 인식을 뒷받침했다.
이에 대해 이해영 한신대 교수는 "교육자료집을 살펴봤는데, 잘못된 정보를 가지고 홍보를 하는게 문제"라며 "예를들어 공공부문은 '투자자 국가소송제도(ISD)'대상이 아니라는 등의 왜곡된 홍보를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 교수는 "이명박 대통령의 '공격적 홍보'지시의 결과, 공무원들이 한·미FTA는 문제가 없구나 생각하게 만들고 있다"며 "이 때문에 공무원들이 한·미FTA의 부정적 영향에 제대로 대응할 수 있는 기회조차 놓쳐버리게 하고 정부가 국민들을 호도하게 된다"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