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연말 은행권 고금리 특판예금 '실종'

입력 : 2011-12-26 오후 4:45:18
[뉴스토마토 황인표, 박미정기자] 예금만기가 도래하는 연말이 오면 은행권에서는 특판 상품으로 고객들을 끌어모았다. 그런데 최근 연말 특판 상품은 시중은행 뿐 아니라 저축은행권에서도 찾아보기 힘들어졌다.
 
시중은행은 저축은행 사태 등으로 수신금액이 몰리자 높은 금리 상품으로 고객들을 유인할 필요가 없어졌다. 게다가 저축은행업계는 영업정지 사태 등으로 영업에 제한을 받고 있어 높은 금리는 오히려 역마진을 초래할 수 있는 상황이다.
  
◇ 돈 몰린 시중銀, 특판예금 '소극적'
 
금융위기 직전인 2008년 하반기까지만 해도 시중은행들은 국제결제은행(BIS) 자기자본 비율과 정부 예대율 규제를 맞추기 위해 고금리 특판 상품을 내놓았다.
 
하지만 지난해부터 연말 특판상품이 줄어들기 시작하더니 올해에는 거의 특판 상품을 찾기 어려운 실정이다.
 
지난해 국민은행은 '장기 거래고객 우대프로그램'을 한시적으로 시행해 연말까지 국민은행 거래기간이 20년을 넘긴 고객이 신규 가입 시 0.1%포인트의 금리를 더 줬고, 씨티은행은 연말에 연 금리 4%대의 수시입출금식 통장인 ‘참 똑똑한 A+ 통장’을 한시적으로 판매했다.
 
올해에는 연말 특판 상품이라고 하기 보다 분기 또는 정기적으로 모집하는 예금 상품이 주를 이루고 있다.
 
그나마 연말 맞이 특판 상품으로는 최고 4.35%의 금리를 주는 신한은행의 '신한 미션플러스 적금'이 있지만 목돈을 굴릴 수 있는 예금 상품이 아닌, 목돈을 모으기 위한 적금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은행권 관계자는 "올해 저축은행 사태 등으로 위험성이 적은 은행으로 총 수신금액이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등 자금이 많이 몰렸다"며 "내년까지 예대율도 맞춰야하기 때문에 특판 등으로 고객을 유인할 필요가 현재로는 없다"고 말했다.
 
◇ 돈 굴릴 곳 없는 저축銀도, 연말 특판 필요 없어
 
시중은행에 비해 높은 금리로 고객들을 끌었던 저축은행 역시 올해 연말 특판 상품을 찾기 힘들다. 오히려 업계 전체의 1년 예금금리 평균이 26일을 기준으로 ▲ 10월 4.71% ▲ 11월 4.62% ▲ 12월 4.6%로 떨어지고 있는 실정이다.
 
지난해의 경우 26일 기준 1년 예금금리 평균이 ▲ 10월 4.24% ▲ 11월 4.26% ▲ 12월 4.28%로 올해보다 금리가 낮았지만 4% 후반의 금리를 주는 저축은행 특판 상품이 20여개에 달했다.
 
예금 만기가 연말에 몰려있는데 이때 높은 금리로 고객들을 유인하지 못하면 부실 부동산 PF(프로젝트 파이낸싱) 충당금 쌓기나 자산건전성 유지 등에 지장이 있었기 때문이다.
 
토마토저축은행은 '연탄 나눔 정기예금'으로 18개월 만기 연 4.7% 이자에 인터넷 가입시 0.1%포인트의 금리를 더 얹어 판매했고, 프라임 저축은행은 12개월 만기 연 4.6%의 상품을 내놓은 바 있다.
 
하지만 지난해에 4% 후반 연말 특판 상품을 내놓았던 토마토, 에이스, 프라임 저축은행 등은 영업정지 조치로 문을 닫은 상태다.
 
현재 눈에 띄는 저축은행 고금리 특판 예금으로 1년 한정 연 5.5%를 주는 신라저축은행의 '스마트뱅킹 전용상품'이 있지만 연말 특판이 아닌 스마트폰 이용 고객에 국한돼 고객 모두가 금리 혜택을 누리기에는 한계가 있다.
 
저축은행 관계자는 "금융당국이 저축은행의 확장을 제한하고 있는 상황에서 업계는 자산을 줄이고 있다"며 "대출마저 원활하지 않은 상태라 높은 금리로 예금 고객을 끌어모으면 오히려 역마진이 생기는 상황이라 연말 특판은 만들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뉴스토마토 황인표 기자 hwangip@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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