新원전부지 2곳 선정..건설사, 벌써부터 '들썩'

시공사 3~4개 불과..3조 규모 수주전쟁 시작됐다

입력 : 2011-12-29 오전 11:37:01
[뉴스토마토 원나래기자] 최근 신규 원전 건설 후보지로 강원 삼척시와 경북 영덕군 등 두곳으로 결정되면서 원전수주를 향한 건설사들의 열기가 벌써부터 뜨겁다.
 
29일 한국수력원자력과 업계 등에 따르면 강원 삼척시, 경북 영덕군과 울진군 등 3곳이 신규 원전 유치전에 뛰어들었으나 울진이 탈락하고 삼척과 영덕 등 2곳이 후보지로 결정돼 내년말 최종부지를 선정할 예정이다.
 
한수원 관계자는 "원전 건설을 위한 준비 단계부터 준공까지 평균 12년 정도 소요된다"며 "건설계획 수립을 마치고 오는 2018년에는 공사를 착수할 것으로 보인다"고 예상했다.
 
이에 따라 삼척이나 영덕의 원전 주설비공사도 2018년 전후로 발주될 예정이어서 벌써부터 원전 실적보유 건설사들과 미실적 건설사들은 제각기 준비태세를 갖추고 있어 국내 원전시장은 내놓으라 하는 국내 건설사들의 각축장으로 변하고 있다.
 
◇ 3조원 규모 원전시공 위해 국내 메이저사 '격돌'
 
이번 신규 원전부지에는 최대 140만㎾급 4기가 설치되는 만큼 지난 신울진원전 1·2호기 공사규모를 감안해 볼 때 공사비가 무려 3조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큰 공사비도 관건이지만 세계 원전시장을 선점하기 위해서는 꼭 필요한 실적확보를 위해 현대건설(000720), 대우건설(047040), 삼성물산(000830), 대림산업(000210) 등 국내 메이저사간 격돌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명실공히 국내 최고의 원전 시공사로 인정받고 있는 현대건설은 UAE원전은 물론 지난해 신울진 원자력발전소 1·2호기 주설비 공사 낙찰자로 선정되는 등 국내외에서 총 13기에 달하는 원자력발전소를 시공했으며, 향후 원자력사업 확대와 적극적인 해외시장 진출을 위해 지난해 원자력사업본부를 신설하는 등 보다 공격적인 입장이다.
 
지난해 UAE 원전과 신울진에서 자존심을 구긴 대우건설은 이어지는 원전수주를 위해 원자력조직본부를 강화했고, 역시 신울진에서 고배를 마신 삼성물산과 대림산업은 향후 원전수주를 위해 인력을 충원하는 등 국내 메이저사의 치열한 수주전은 이미 시작됐다.
 
이와 함께 그동안 실적부족으로 대표사로 참여하지 못했던 GS건설(006360)과 SK건설은 신월성과 신고리공사에 각각 참여하며 조만간 대표사 자격을 얻게 되기 때문에 이들 역시 수주전에 동참할 가능성이 커 신규원전 수주를 향한 대형사들의 경쟁은 그 어느 때보다 치열하게 전개되는 양상이다. 
 
◇ 중견사들 공세도 거세져..원전시공면허로 원전시장 '도전장'
 
원전시공 미실적 건설사인 중견사들의 원전시장 도전 역시 거세다. 이른바 원전시공면허로 불리는 전력산업기술기준(KEPIC) 인증을 받아 원전시장으로의 진출을 노리고 있다.
 
일본 후쿠시마 원전사고 이후에도 올 들어서만 울트라건설(004320), STX건설, 한진중공업(097230), 극동건설 등 9개 건설사가 KEPIC 인증을 취득함에 따라 국내 KEPIC 인증을 받은 건설사는 무려 32개사.
 
KEPIC 인증은 단순히 원전시공을 위한 자격조건이지만 원전 시공사로 본격 참가하기 위한 발전소 시공실적을 쌓기 위한 중견사들의 도전은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KEPIC을 취득한 중견건설사 관계자는 "KEPIC에 이어 해외원전 진출을 위한 미국기계협회(ASME) 인증도 같이 취득하는 건설사들이 늘고 있다"며 "국내외 원전시장 진입을 위한 미실적 건설사들의 경쟁이 치열할 것"이라고 전했다.
 
게다가 국내 건설사들의 기술력이 높고, 관례상 국내 수주물량에는 해외건설사들이 참여하지 않았지만 비용 등의 문제로 해외건설사까지 수주전에 뛰어들 경우는 그야말로 '혈전'이 될 가능성이 높다.
 
그동안의 원전 주설비공사 입찰과정을 볼 때 시공사 자리는 3~4개 정도에 불과해 건설사간 컨소시엄 구성 등 물밑에서 수주전은 이미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는 것이 업계의 공통된 시각이다. 
 
국내 한 원전 전문가는 "원전발전 시공실적이 있어도 실적보유 건설사와의 컨소시엄 구성은 또 다른 경쟁의 단계"라며 "지난해와 올해에 걸쳐 중견건설사들이 대거 KEPIC 인증을 확보함에 따라 얼마없는 시공사 자리는 그야말로 '낙타 바늘 통과하기'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건설사 관계자는 "그동안 지지부진했던 정부의 원전르네상스 정책이 이번 신규원전 후보지 선정으로 재확인된 셈"이라며 "후쿠시마 원전 사고로 국내외 원전 시장이 위축된 것은 사실이나 이번 일로 정부의 의도를 확인한 만큼 건설사들의 원전에 대한 투자는 계속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편, 지난 3월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고 여파로 어려움을 겪어왔던 신규 원전 후보지 선정은 지난 2월 원전 유치를 신청한 강원 삼척시, 경북 영덕군과 울진군 등 세 곳을 대상으로 평가작업을 마치고 강원 삼척시와 경북 영덕군 2곳을 선정했다.
 
이후 한수원은 내년 상반기중 정부에 전원개발사업예정구역으로 신청하고 하반기에는 관계부처의 협의를 거쳐 내년말 이 2곳을 최종 부지로 확정할 예정이다.
 
이렇게 되면 고리와 영광, 월성, 울진에 이어 삼척과 영덕까지 국내 원전 소재지는 모두 6곳으로 늘어나게 된다.
 
뉴스토마토 원나래 기자 wiing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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