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초점)'최대실적' 삼성전자, 올해 고공행진 이어가나?

휴대폰·반도체, 성장 견인..TV·생활가전, 현상 유지 '관건'

입력 : 2012-01-06 오후 9:46:12
[뉴스토마토 이형진기자] 앵커 : 삼성전자(005930)가 지난 4분기 놀라운 실적을 거뒀네요. 오늘 아침에 잠정 실적을 발표했죠? 간단히 소개해주시죠.
 
기자 : 네. 삼성전자는 지난해 4분기 매출은 47조 원, 영업이익은 5조2000억 원의 실적을 올렸습니다. 지난 한해 실적 기준으로는 매출은 164조7000억 원으로 역대 가장 큰 규모였으며 연간 영업이익은 16조1500억 원으로 2010년에 이어 두 번째로 많았습니다.
 
이 때문에 각 증권사들은 삼성전자의 향후 실적도 좋을 것이라며 앞다퉈 목표가를 130만대로 상향 조정하면서 매수 의견을 내놓았습니다.
 
앵커 : 그렇군요. 유럽발 재정 불안에 IT 경기가 안좋은 상황에서도 삼성전자의 이번 실적은 놀라워 보입니다. 증권사들의 목표 주가 상향, 앞으로도 삼성전자가 선전할 수 있을까요?
 
기자 : 저는 개인적으로 '사상최대', 이 단어의 의미를 좀 생각했으면 합니다. 지금 삼성전자는 반도체에서 전세계 1위, TV부문도 전세계 1위, 휴대폰은 근소한 차이로 세계 2위입니다. 가전은 좀 뒤쳐지고요.
 
삼성전자를 끌어가는 동력은 반도체와 휴대폰, TV 등입니다. 목표주가가 130만 원대까지 가려면 이들 3인방의 실적이 여전히 고공 비행을 해야 한다는 사실입니다.
 
앵커 : 그렇군요. 삼성전자의 세 가지 주력사업에 대한 전망치를 좀더 자세히 얘기해보죠.
 
기자 : 삼성전자에 대한 시장 예측이라 좀 더 조심스러운 것이 사실입니다. 저는 증권사의 목표주가 130만 원대와 10%를 넘는 영업이익 예상이 적힌 리포트를 일단 부정하면서 삼성전자의 올 한해를 예측해 봤습니다.
 
앵커 : 다른 의견을 배제한 이 기자의 전망은 뭔가요? 
 
기자 : 우선 반도체입니다. 일본의 엘피다가 삼성독주 견제용을 이유로 5억 달러를 빌려달라고 사정했다는 얘기는 아실테고요. 그만큼 삼성전자의 독주가 예상됩니다. 지금 반도체 점유율이 40% 정도인데 경쟁사의 감산 등으로 반도체 가격이 서서히 올라갈 것으로 보입니다.
 
DRAM 등 반도체가 올해는 여전한 효자 종목으로 맹위를 떨칠 것으로 예상됩니다. 저는 삼성전자가 경쟁사를 압도하기 위해 저가 전략을 펼치는 것 아니냐는 생각도 해봤지만, 지금보다 더 점유율이 올라가면 반독점 조항에 걸려 오히려 독이 될 가능성이 있어 공격적 마케팅 전략을 구사하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당연히 성장세도 가격 상승에 따른 완만한 우상향 곡선이 예상됩니다.
 
두번째는 휴대폰 사업인데요. 갤럭시S2의 선전이 빛납니다. 스마트폰이 대세인 선진국 시장에서 갤럭시S2의 맹위는 여전합니다. 덕분에 휴대폰에 들어가는 능동형유기발광다이오드(AMOLED) 디스플레이나 무선AP, 즉 모바일 프로세서 등 부품까지도 동반 성장하는 효과를 누렸습니다.
 
하지만 선진국 시장에서 삼성전자는 스마트폰이 아닌 일반 휴대폰 부문에서 별로 재미를 못보고 있습니다. 일반 휴대폰이 적자인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삼성전자는 갤럭시M 등 중저가 스마트폰으로 시장 확대에 나서고 있습니다.
 
앵커 : 스마트폰이 다 팔린 이후는 어떻게 되나요? 경기가 어려울 때는 교체주기도 훨씬 길어질텐데요. 휴대폰이 안 팔리면 부품까지 동반 하락하는 운명 아닌가요?
 
기자 : 네. 정확한 지적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삼성전자는 갤럭시S2나 갤럭시노트 시리즈로 하이엔드 시장과 갤럭시M 등의 중저가 스마트폰 시장을 꾸준히 공략합니다. 또 아프리카 등 신흥시장에서 일반 휴대폰의 제값 받기 전략을 통해 로우엔드 시장을 확대할 예정입니다.
 
말씀 하신 대로 휴대폰 사업 하락에 따른 부품 사업의 동반 하락은 아직 기우일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 좋습니다. 그런데 무선AP, 모바일 프로세서 시장에서 삼성전자 입지가 괜찮을까요? 경쟁자가 많아진 데다 칩 시장의 강자인 인텔이 강력하게 밀고 들어올 것 같아요. 어떻게 생각합니까?
 
기자 : 삼성전자의 모바일AP 시장 진입은 어떻게 보면 우회전략이었죠. 만약 자신이 있었다면 모바일AP가 아니라 퀄컴 등이 장악하고 있는 통신칩 시장을 직접 타깃으로 삼았겠죠.
 
어쨌든 삼성전자는 휴대폰의 두뇌라는 모바일AP 시장에서 재미를 보고 있습니다. 인텔의 진입을 다들 걱정하시는데요. 삼성전자 휴대폰 판매가 1위 노키아에 육박할 정도로 급성장하면서 자체 물량만으로도 삼성전자의 모바일AP 시장은 성장세를 이어갈 정도입니다.
 
당분간 인텔 진입은 걱정하지 않아도 될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 TV나 생활가전은 어떤가요?
 
기자 : 여전히 부동의 세계 1위가 삼성전자의 TV입니다. 거의 6년 연속 1위 일 겁니다. 하지만 스마트TV, 3차원 입체 TV로 시장이 옮겨가면서 삼성전자의 위상이 점차 흔들리는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또 생활가전도 여러 가지로 맥을 못추고 있습니다. 현상 유지가 급급한 상황이죠.
 
하지만 TV부문과 생활가전이 하락세가 아닌 현상만 유지해줘도 삼성전자는 올해도 사상최대 매출을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올해 1년에 대한 평가이기 때문에 단기적으로는 지금의 성장탄력을 그대로 이어갈 것이라는 얘기죠.
 

뉴스토마토 이형진 기자 magicbullet@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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