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용훈기자] 정치권에 발을 담은 사외이사를 둔 기업들의 주가가 급등하면서 '사외이사 테마주'라도 만들어질 기세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최근 안철수연구소 주가의 급락현상만 보더라도 정치테마주의 실상을 파악할 수 있다며 투자자들의 주의를 당부하고 있다.
지난 27일 이후 한번도 오르지 못한 이 회사 주가가 급등한 것은 사외이사 이규택 미래희망연대 전 대표 덕분으로 풀이된다.
전날 한나라당이 이르면 이번주 중 미래희망연대와 합당할 수 있다고 발표했기 때문이다.
한나라당 핵심 당직자는 "이르면 새로운 당명이 결정되는 2일에 합당이 전격적으로 발표될 수 있다"고 말했다.
한나라당은 2년전 미래희망연대와의 합당을 전당대회를 통해 의결했고, 권영세 사무총장이 최근 미래희망연대 측과 합당에 필요한 실무적 절차를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쌍방울은 앞서 지난해 9월 임시주주총회를 통해 이규택 미래희망연대 전 대표를 임기 3년의 사외이사로 임명했다.
동명이인으로 인한 웃지 못할 해프닝도 벌어졌다.
한솔PNS(010420)는 오전 장중 한때 7%가 넘는 강세를 기록했다. 이 회사 사외이사 서병문 씨가 한나라당 공직자후보추천위원회 위원으로 선임된 것으로 여겨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여당 공직자후보추천위원회 위원으로 선임된 서병문 씨는 이 회사 사외이사와 같은 이름의 다른 인물인 것으로 확인됐다.
한나라당이 공직자후보추천위원회 위원으로 선임한 서병문 씨는 비엠금속 대표이사와 중소기업중앙회 수석부회장, 동반성장추진위원회 위원장을 지냈다.
반면 한솔PNS 사외이사 서병문 씨는 삼성전자 부사장과 한국문화콘텐츠 진흥원 초대 및 2대 원장을 지냈다.
그는 현재 단국대 멀티미디어공학과 교수와 경기디지털콘텐츠진흥원 이사장으로 재직 중이다.
한편 그간 정치테마주로 분류되던 종목들의 주가는 정치 지형도 변화에 그 궤를 함께 하는 모습이다.
여론조사 결과, 문재인 노무현재단 이사장의 지지율이 25.3%로 22.7%를 기록한 안철수 원장을 앞섰다는 결과가 호재가 됐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투자자들의 주의를 당부하고 있다.
한 증시 전문가는 "안철수연구소가 급등하던 당시 이를 추격매수에 나섰다면 지금 손해를 면치 못했을 것"이라며 "사외이사가 정치권과 관련 있다고 해서 그 기업 실적에 영향을 줄 수 없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실제 안철수연구소는 올해 초 16만7200원까지 치솟았지만 현재 35%이상 급락해 10만원대에서 거래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