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문난 '족집게' 토익 학원..이유 있었네

입력 : 2012-02-07 오전 9:22:22
[뉴스토마토 최기철기자]일명 '족집게' 학원으로 유명한 영어학원 해커스가 직원들을 동원해 조직적으로 토익과 텝스 등 시험문제를 불법 유출해 온 사실이 적발됐다.
 
서울중앙지검 첨단범죄수사1부(부장검사 김영종)는 6일 토익이나 텝스 시험 문제를 상습적으로 불법 유출한 혐의(저작권법 위반 등) 등으로 해커스어학원교육그룹 회장 조모씨(53) 등 2명을 불구속기소하고 이 학원 연구소 대표 김모씨(42)등 4명을 약식기소했다.
 
검찰에 따르면, 조씨 등은 2007년 10월부터 올 1월까지 토익과 텝스 시험장에 직원들을 들여보내 소형 녹음기 등을 이용, 듣기평가 문제를 녹취해 빼오는 등의 수법으로 총 106회에 걸쳐 시험문제를 유출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시험장에 들어간 직원들이 시험문제를 암기 또는 녹취한 것을 시험 종료 후 1시간30분 내에 전달하도록 했으며, 학원에서는 이를 외국인 연구원의 검토를 거친 뒤 거의 완벽하게 복원시킨 뒤 시험문제와 정답을 실시간으로 어학원 웹사이트에 게재했다. 또 저작권 시비를 차단하기 위해 다음날 아침에는 문제를 일괄 삭제하는 치밀함을 보였다.
 
또 이 어학원 그룹 회장 조씨가 지방 국립대 교수(영문과)로 재직하면서 신분을 숨긴 채 해커스그룹을 운영해 공무원의 영리업무 및 겸직금지 규정을 위반한 사실 또한 이번 검찰수사로 밝혀졌다.
 
한편, 해커스 그룹측은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시험장에서 기계장비를 이용해 문제를 입수한 것을 인정하면서 이를 반성다는 입장을 표명하면서도 "시험문제의 복원은 경향파악을 위한 업계의 오랜 관행으로, 교재에도 새롭게 창작된 문제를 수록했기 때문에 저작권 침해나 업무방해를 한 것이 아니다"고 해명했다. 
 
또 "검찰의 이번 수사가 이미 출제된 영어시험 문제에 대한 정보 독점을 정당화시킴으로써 영어 수험생의 알 권리를 침해하고 있어 우려된다"며 "이번 기회를 통해 영어시험 응시생의 알 권리와 시험출제기관의 권리를 조화롭게 보장할 수 있는 방법을 찾기 위한 건전한 논의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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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기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