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원나래기자] 매해 연초면 대형건설사들이 발표하는 자사 수주목표치가 올해역시 '비현실적' 이라는 비난을 사고 있다.
대외적인 과시 또는 CEO 자존심 세우기용(?)으로 '근거없이 무책임하게 목표를 책정하고 있다'는 여론이 지배적이다.
20일 대형 건설사들의 모임인 한국건설경영협회(이하 한건협)에 따르면 올해 국내·외 총 수주 목표액은 지난해보다 36.4% 늘어난 164조8823억원, 해외수주 목표액은 지난해 실적(45조8978억원) 대비 평균 65.0% 증가한 75조7131억원이다.
목표치만 보면 공격적인 수주행보로 보이지만, 건설업계 전반적으로 이런 목표가 달성될 지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분위기다.
실제로 지난해 한건협이 31개 회원사를 대상으로 경영목표를 조사한 결과 2011년 수주목표액은 총 158조323억원이었으나, 지난해 이들 대형사들이 총 수주한 금액은 120조8736억원으로 목표액 대비 달성율이 76%에 그쳤다.
또 해외수주 목표액은 전년 대비 50.7% 상승한 68조100억원으로 잡았으나, 실제 지난해 해외수주액은 45조8978억원에 불과했다. 국내 공사 수주목표액은 전년 대비 15.3% 높여 잡은 90조223억원이었으나, 지난해 국내수주액은 74조9759억원으로 목표 달성에 실패했다.
이와 함께 2010년에는 이들 건설사들의 연초 목표 대비 수주실적 달성률은 평균 53.9%로 나타나 그야말로 '반타작'이었다.
하지만 매년 수주목표를 수립하는 대형사들은 이러한 현실적 한계와 경영진의 외형유지 요구사이에서 고심할 수밖에 없다고 토로한다.
대형건설사 관계자는 "수주실적에 민감한 CEO 지위 특성상 현실적 어려움을 뻔히 알면서도 수주목표 감축은 있을 수 없다"며 "솔직히 관행상 매년 목표치를 높여 잡고 있으나 마땅히 높여 잡을 부분이 없어 고민하는 부분도 없지 않아 있다"고 하소연했다.
또 다른 건설사 관계자는 "매년 비현실적 목표를 책정한다는 비판이 계속되고 있지만 건설경기가 어렵다고 목표를 낮춰 잡는 것은 불가능하다"며 "건설사들이 연초에 외형성장 의지로 '보여주기식' 과다 목표치를 일단 잡은 후 건설경기를 봐가며 재조절하는 경향이 있다"고 털어놨다.
뉴스토마토 원나래 기자 wiing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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