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수현기자] 야권연대가 수포로 돌아간 모습이다. 지난 24일 야권연대 협상 결렬을 선언한 통합진보당은 26일 더 이상 야권연대 협상에 연연하지 않을 것이라고 선언했다. 그러자 민주통합당은 정치공세라며 발끈했다. '야권의 분열'이라 할 만하다.
통합진보당은 26일 서울 대방동 여성프라자에서 총선 후보자 전원대회를 열고 사실상 독자노선을 천명하는 결의문을 채택했다. 야권연대 파국의 책임은 민주통합당으로 넘겼다.
통합진보당은 이날 ▲지도부를 중심으로 굳게 단결해 총선 승리를 위한 총력 투쟁에 돌입할 것 ▲진보정치의 승리를 위해 끝까지 완주해 자력으로 원내교섭단체를 구성할 것 ▲광역시도당 또는 지역위원회별로 총선승리를 위한 당원들의 결의를 모으기 위해 당원결의대회를 진행할 것을 결의했다.
이러한 결정의 배경에 대해 우위영 대변인은 지난 17일 협상의 시작부터 24일 결렬에 이르기까지의 경과를 보고했다. 우 대변인은 16일 민주당이 문성근 최고위원과 박선숙 의원을 야권연대특위 위원장과 협상대표로 각각 임명해 협상이 익일부터 시작됐지만 문 최고위원은 단 한차례도 협상테이블에 나오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우 대변인은 "협상시한을 25일 자정으로 상호확인하고 일곱차례 협상을 진행했으나 타결이 실패했다"며 핵심쟁점으로 양당의 무공천 지역구 수와 경선구역 설정 문제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우 대변인에 의하면 경상도를 제외한 곳에서 통합진보당은 양당의 무공천 지역은 동수가 되어야 한다고 주장했고 민주당은 자당의 무공천 지역을 제외한 나머지는 통합진보당이 모두 사퇴하라고 요구해 갈등이 있었음을 짐작케 했다. 이후 민주당은 15개 정도의 지역구에서는 경선을 진행하도록 하자고 요구했다.
민주당의 무공천 지역에 대해서도 양당은 상당한 입장차이를 보였다. 통합진보당은 수도권(서울·경기·인천) 112곳 중 10곳과 강원·대전·충남·충북에서 1곳, 호남 6곳을 제시했다. 우 대변인은 "이는 권역별 정당지지율이 의석수에 반영되게 하기 위한 최소한의 조치"라고 말했다.
이에 민주당은 수도권에선 통합진보당 유력 정치인의 지역구인 관악을(이정희)와 은평을(천호선), 노원병(노회찬)과 일산덕양갑(심상정) 4곳을, 비수도권에선 충남의 예산홍성 외에는 호남을 포함해 모든 선거구에서 무공천 지역은 없다고 했다고 우 대변인은 전했다.
우 대변인은 협상이 결렬됐던 24일 최종 만남에서는 "민주당이 지역간 합의를 존중하기로 해 중앙에서는 논의하지 않기로 했던 경상도(울산 북구)에 후보 출마가 불가피하다는 입장으로 선회, 경선구역으로 돌릴 것을 요청했다"며 "여기에 수도권 중 인천 남구갑의 통합진보당 후보를 남동을로 옮겨줄 것을 제안한 것, 경선지역 최소하가 필요하다며 민주당 무공천 지역 외에 절대 다수의 통합진보당 후보들은 협상이 타결되면 스스로 사퇴해 줄 것"을 민주당이 요구했다고 밝혔다.
그러자 민주당 신경민 대변인은 즉각 반발했다. 신 대변인은 통합진보당이 자력돌파를 결의한 26일 야권연대협상 관련 서면브리핑을 통해 "민주통합당은 진정성과 성의를 갖고 야권연대협상에 임했다"며 "서로 의견차가 좁혀지지 않아 타결에 이르지 못했으나 야권연대는 포기할 수 없는 과제"라고 지적했다.
신 대변인은 그러나 "일방적인 정치적 공세로 압박하는 것은 야권연대에 하등 도움이 안 된다"는 말로 글을 맺어 불편한 심기를 감추지 않았다. 총선을 40여일 앞두고 표면화된 야권연대의 불발이 총선 정국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쏠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