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기성기자] 민주통합당의 공천 파열음이 현실화될 조짐이다.
지난 24일 2차 공천자 발표 직후 터져 나왔던 불만은 주말을 거치면서 무소속 연대 출마로 가닥을 잡았다.
더 이상 밀릴 수 없다는 절박함은 세력화에 이은 힘의 대결로 비화됐다. 일단 27일 오전 서울 지역 공천 탈락자 중심으로 중앙당사 앞에서 대규모 항의집회를 열 계획이다.
이들은 또 미확정 지역의 공천 발표를 지켜본 뒤 세를 규합, 무소속 연대 결성 등 집단 움직임을 진척시킨다는 방침이다.
이 과정에서 서울 양천을에 출사표를 던진 이용선 초대 민주통합당 공동대표마저 고배를 마실 경우 그를 중심으로 세력화에 돌입할 것으로 전해졌다. 이 전 대표는 2차 공천심사 결과에 대해 “통합과 개혁정신을 훼손한 결과”라며 “시대 역행적 처사”라고 강하게 성토한 바 있다.
물밑 움직임은 이미 상당 부문 진척됐다.
‘시민의 뜻을 투영시키고 창당 정신인 통합과 혁신을 정착시키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정치적 결단을 불사하겠다’는 구체적 문구까지 마련된 상황이다. ‘탈당 및 무소속 출마’를 명기할 것인지를 놓고 내부 논의 또한 활발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는 별도로 개개 탈락자들은 재심 청구 등 절차적 단계도 병행한다는 방침이다.
고양 일산서구 공천에서 탈락한 김두수 전 사무부총장은 27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재심을 청구했다. 문성근 최고위원 및 김두관 경남지사와의 관계로 쉽게 움직이긴 어렵다. 무소속 출마까지 나아가진 않을 것”이라면서도 “그러나 나를 제외한 대부분의 사람들은 무소속 출마로 가고 있다. 이건 당이 망하는 길”이라고 성토했다.
이들의 화살은 공심위원들에게도 쏟아졌다.
무소속 출마로 마음을 굳혔다는 한 예비후보는 기자에게 “외부공심위원들은 꿔다놓은 보릿자루”라며 “당 내부사정과 지역사정을 모른다는 이유로 내부위원들에게 철저히 휘둘리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 다른 예비후보 역시 “당직자들이 공개적으로 ‘18대 박재승 공심위와 다르다. 그 어느 때보다 지도부와 호흡이 잘 맞다’고 얘기하고 다니질 않느냐”며 “지도부의 입김에 놀아난다는 방증”이라고 맹비난했다.
한 예비후보는 한발 더 나아가 “이게 무슨 공천혁명이냐”며 “17대 국회의 재연으로, 철저히 친소관계에 의한 계파 지분 나누기”라고 맹비난했다.
이들이 집단 반발하는 데는 일단 선택권을 국민에게 되돌려 드린다는 국민경선 기본 취지와 어긋난다는 데 있다. 경쟁의 기회조차 주어지지 않았다는 데서 국민경선의 본래 의미가 퇴색됐다는 게 이들의 한결 같은 주장이다.
시민통합당 출신이 철저히 배제되며 통합의 정신이 상실됐다는 것 또한 이들의 반발 명분이다. 도로 민주당, 도로 열린우리당 목소리가 나오는 까닭이다. 전·현직 기득권의 재연 속에 인적 혁신을 포기했다고 지적도 터져 나왔다.
문제는 이들의 무소속 연대가 현실화될 경우다.
통합진보당과의 야권연대가 진통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이들마저 무소속으로 민주당 등을 돌릴 경우 박빙의 싸움을 벌여야 하는 수도권 전선에서 낙관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게 민주당의 최대 우려다. 자칫 새누리당에게 수도권을 통째로 갖다 바칠 수도 있다는 전망마저 제기됐다.
민주당의 공천 내홍은 여전히 현재 진행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