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형진기자] 경기도 구리시를 지나 남양주 평내 신도시에 사는 기자는 아침 출근길 평내호평역 승강장에서 경춘선 전철을 기다리다 먼저 온 ITX청춘에 무작정 올라탔다.
“손님! 승차권 확인 좀 하겠습니다”
ITX청춘 승무원인 코레일 직원 김준식(35. 가명)씨는 단말기로 좌석을 체크하며 일부 승객에게 승차권 제시를 요구했다.
전철 승차권 개표만 한 기자는 승무원과 몇 차례 실랑이를 벌였지만 도착예정지인 청량리까지 요금 3천원을 그 자리에서 물어야 했다.
지난달 29일 개통 2일차를 맞은 최고시속 180km짜리 준고속열차 ITX청춘이 동네 앞을 지난다기에 퇴근길 청량리 전철역에서 ITX청춘 전용 별도 승강장을 찾아 전용티켓을 끊고 한참 기다려서야 집에 올 수 있었다.
특별한 설명이 없었던 탓에 기자는 목적지인 평내호평역에서 전철과 국철 승차 할증료까지 고스란히 내야 했다.
나중에야 안 얘기지만 ITX청춘은 기존 경춘선 전철이나 지하철, 버스 등 대중교통수단과 요금 호환이 안된다.
ITX청춘은 국철로 불렸던 새마을호 등 기존 기차와 동일한 요금체계이지만 평내호평역처럼 승강장도 동일하기 때문에 무심코 올라타기 쉬워 자칫하면 두 배 가까운 요금을 물어야 하는 낭패를 겪을 수 있다.
조만간 기존 가격보다 싼 입석을 도입하게 되면 무심코 타는 승객이 더 늘어날 것이 뻔하다. 그러나 코레일 측은 ITX청춘이 기존 전철과 달리 가격체계가 다르고 환승체계가 다르다는 것을 승강장 입구에 나와 있는 직원 한명과 공익 요원 한명이 설명하고 있을 뿐이다.
코레일 측은 입석 승객이 많아져 임의 탑승객이 늘어나면 승차권 확인 승무원을 배 이상으로 늘려 집중 단속한다는 방침이다.
아침에 바쁘다고 전철 요금만 낸 승객이 무턱대고 승강장에 도착한 ITX청춘을 타면 종착지 전철 할증료까지 고스란히 물어야 한다.
코레일 관계자는 “해당 요금을 청구하려면 종착지 역사 코레일 사무소를 찾아 해당 내용을 곧바로 증명하면 차액을 돌려준다”고 소개했다.
기자는 첫번째 탑승 때와 달리 차액 정산 방식을 알았음에도 출근 시간에 쫓겨 해당 비용을 포기할 수 밖에 없었다. 코레일의 정책과 달리 지하철을 운영하는 서울도시철도공사 등은 탑승보증금을 언제든지 돌려주는 정책을 시행 중이다.
임의탑승 이후 할증료를 내기 싫다면 ITX청춘 요금을 내고 종착지 전철이나 지하철 출구에서 탑승과 하차 인증 처리해 기본료만 내는 방법이 있다.
이 같은 방법은 역설적으로 거리와 상관없이 기본료만 내기 때문에 전철이나 지하철 수입의 감소를 의미하지만 ITX청춘 탑승객 입장에서는 뾰족한 수가 없다.
하지만 국철과 전철, 지하철간 복잡한 요금 정산문제와 별개로 ITX청춘 속도는 기존 경춘선 급행보다 체감속도나 연계교통을 이용한 종착지 도착은 훨씬 빨랐다.
기자가 사는 곳인 평내에서 회사가 위치한 합정역까지 가는 데 걸린 시간이 평균 1시간 50분 내외였다면 ITX청춘 이용시 그보다 최소 30분 앞당겨진 1시간 20분 이내로 줄어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