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임효정기자] 체크카드와 신용카드 기능을 모두 갖춘 이른바 하이브리드 카드를 내놓는 카드사들이 속앓이를 하고 있다.
혜택은 신용카드 수준으로 제공하면서 체크카드 결제 시 신용카드 보다 낮은 1% 수준의 가맹점 수수료를 받고 있어 카드사 수익에 별다른 도움이 되지 않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카드사들이 소비자에게 제공해오던 각종 혜택과 서비스를 줄여나갈 것으로 전망된다.
9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KB국민카드는 금융당국의 체크카드 활성화에 발맞춰 지난달 신용카드 기반에 체크카드 기능을 더한 하이브리드 카드를 출시했다.
사전 지정 방식에 따라 건당 또는 월간 지정한도 내에서 체크결제가 적용되고 지정한 한도를 초과하는 경우 신용결제가 이뤄지는 방식이다.
우리은행 역시 체크카드활성화를 위해 2009년부터 선보인 체크카드와 신용카드 기능을 모두 갖춘 '투인원(Two-in-One)'서비스를 확대 적용한다는 방침이다.
신한카드, 하나SK카드에서도 이달 안에 하이브리드카드를 내놓는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이익을 추구해야하는 카드사 입장에서 하이브리드 카드 출시가 달갑지만은 않은 상황이다.
혜택은 신용카드와 다를 바없이 제공되지만 카드사에게 돌아오는 가맹점 수수료는 일반 신용카드보다 적다는 것.
실제로 현재 연매출 2억원 미만 중소가맹점의 수수료율은 1.6~1.8%인 반면 체크카드 수수료율은 1%가 적용된다.
카드사와 제휴맺은 중소가맹점이 전체 가맹점의 90%이상인 점을 감안할 때 신용카드와 체크카드 수수료 차이는 평균 0.6~0.8% 정도인 셈이다.
한 카드사 고위 관계자는 "신용카드와 동등한 혜택을 고객에게 제공하면서 체크결제 시 돌아오는 가맹점 수수료는 1% 수준에 불과하다"며 "수지가 맞지 않아 하이브리드를 출시하는 대부분의 카드사들이 고민하고 있다"고 털어놨다.
그는 이어 "수익구조가 맞지 않으면 서비스 축소도 불가피하다"고 덧붙였다.
이재연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정부에서 체크카드 활성화를 위한 목표를 정한 만큼 카드사에서는 따라갈 수밖에 없는 구조"라며 "결국 하이브리드 안에서도 과당경쟁이 이뤄져 수익구조가 맞지 않는 카드사들은 부가서비스 축소시킬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