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대지진 1년)⑥산업, 체질 개선..에너지 저소비형 기업으로 '탈바꿈'

풍력·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 사업 주목
기업들, 군살 빼고 신흥국 기업 M&A로 반격 노려

입력 : 2012-03-11 오전 6:05:00
[뉴스토마토 김민지기자] 동일본 대지진으로 일본의 주력 사업 구조가 재편되고 있다.
 
특히 에너지는 원자력에서 신재생에너지와 해외자원 등으로 흐름이 교체됐다.
 
삼성경제연구소는 최근 발간한 보고서에서 일본기업들이 이른바 '6중고'의 어려움에 처해있다고 표현했다. 지진 발생 이전부터 이어지온 기업들의 과중한 세부담, 무역자유화 지연, 노동·환경 규제, 엔화 강세에, 지진 이후 생겨난 전련난까지 가세한 상황이라는 것이다.
  
<일본,증시의 2011 년 업종별 시가총액 비중 변화>      
출처 :미래에셋증권
 
이런 상황에서 일본 기업과 산업계는 오늘도 체질 개선과 구조조정으로 경쟁력 강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즉, 신재생에너지와 해외자원, 인프라 등으로 산업의 무게 중심을 이동시키고 있는 실정이다.
 
◇ 에너지 저소비형 기업으로 체질개선
 
대지진 발생 이후 전력공급에 어려움을 겪은 일본 기업들이 올해 앞다투어 체질개선 계획을 내놓고 있다. 올 여름 모든 원전의 가동이 이뤄지기 힘들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기업들은 에너지 저소비형 기업으로 거듭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도요타자동차는 미야기현 공장에 공장 전력의 최대 90%를 조달할 수 있는 발전설비를 도입하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닛산자동차는 에너지 절감을 위해 가전끼리 통신을 할 수 있도록 하는 스마트미터를 모든 공장에 도입하는 방안을 검토 중에 있다.
 
세계 2위 건설기계 제조업체 코마쯔는 자기발전과 에너지 절양형 시설 도입을 통해 전력사용량을 3년 안에 절반으로 줄이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직접적으로 신재생에너지사업 진출을 발표하는 기업들도 늘어나고 있다.
 
원전 중단에 따른 전력부족의 대안으로 풍력, 태양광 관련 사업이 주목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일본 정부는 모든 원전이 중단되는 시점과 맞물려 신재생에너지사업을 위한 지원책을 연이어 내놓고 있다.
 
대표적으로 교세라는 소프트뱅크와 함께 교토에 오는 7월까지 태양관 발전시설 2개를 세우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이 발전 시설이 완공되면, 1000개 가구가 사용할 수 있는 2.1MWh 규모의 전력 생산이 가능할 전망이다.
 
또 도쿄대와 일본 종합상사인 마루베니 등 10개 기업들은 풍력에너지에 주목했다. 이들은 후쿠시마 현에 대형 해상풍력발전단지 개발에 나서기로 했다.
 
◇ 불필요한 자산 매각..'몸집 줄이기' 주력
 
대지진 이후, 일본 산업계의 최대 관심사는 '기업들의 몸집 줄이기'다. 주요 기업들은 핵심 사업 강화를 위해 불필요한 자산을 매각하는 등 강력한 구조조정에 나서고 있다.
 
파나소닉은 올해 텔레비젼(TV)부문 구조조정과 정리해고를 통해 실적을 회복할 계획올 세웠다. 파나소닉은 최대 1만5000명을 감원하겠다고 밝혔으며 각각 5개였던 LCD, PDP 패널 공장을 1개씩만 남기고 정리하겠다고 말했다.
 
일본 현지 언론 보도에 따르면 르네사스테크놀로지, 후지쓰, 파나소닉 등 시스템 LSI(대규모 집적회로) 반도체 3사는 주력 사업을 통합하는 구조조정 방안을 협의 중에 있다. 
 
◇ 분산형 생산 시스템 + 신흥국 공략
 
글로벌 분산형 생산 시스템 구축과 신흥국 공략에 나서는 기업들도 늘고 있다. 
 
일본 기업들은 동일본대지진 이후 부품 공급망 붕괴를 경험하면서 특정 업체에 집중해서 핵심부품소재를 조달받거나 생산 시설을 한 지역에 집중하는 것이 자연재해 상황에서 얼마나 치명적인가를 깨달았다.
 
이에 일본 기업은 2개 이상의 하위 협력업체로부터 부품소재를 공급받을 수 있는 복선화 체제를 구축시켰다. 또 특정 지역의 생산이 중단되더라도 다른 지역에서 대체 생산할 수 있는 생산거점의 분산화도 함께 추진하고 있다.
 
닛산자동차는 맥시코, 태국 중국 공장 신설을 발표했고, 미쓰비시는 일본 내 생산비중을 10% 줄이고 신흥국 생산규모를 대신 늘리기로 했다.
 
일본기업들은 또 주력 시장을 선진국에서 신흥국으로 다변화 시키고 있다. 미국, 유럽 등 선진국의 경제 상황은 부진한 반면, 신흥국들의 경제 성장세를 비교적 빠르게 유지되고 있기 때문이다.
 
일본의 3대 자동차업체들은 신흥국 시장 공략을 위한 모델을 출시에 분주하다. 후지쯔, NEC 등 IT 기업들도 인도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
 
◇ 日기업들, 공격적 M&A로 반격 노린다.
 
외신 보도에 따르면 지난해 일본 기업들이 해외 인수합병(M&A)에 모두 684억달러를 썼다. 전년대비 78% 늘어난 수치다.
 
특히 성장성 높은 신흥국 기업들이 인수 대상으로 떠오르고 있다. 2011년 일본의 해외기업 M&A 대상 건수 중 아시아 지역 비중은 43%로 2001년 28%에 비해 15%포인트 증가했다.
 
구본관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일본기업이 엔고를 등에 업고 더 빠른 속도로 확대된 규모로 신흥국과 해외 M&A시장을 잠식하면서 앞서 진출한 한국기업과 경쟁이 심화될 수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그는 "우리나라도 일본을 거울삼아 전력시스템을 다시 한번 점검하고 신재생에너지와 해외 인프라 산업에 대한 투자 계획을 앞당겨 일본의 기술선점에 대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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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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