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고재인기자] "보험료를 올릴 요인과 내릴 요인 모두 있다. 종합해서 보면 보험사가 주장을 할 만큼 (보험료를) 올릴 만한 요인이 없다고 우리는 판단한다"
권혁세 금융감독원장은 26일 취임 1주년을 맞아 기자간담회를 갖고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보험료 인상에 대해 이 같은 입장을 밝혔다.
권혁세 원장은 "보험료 인상은 합리적 논의를 통해 이뤄질 것"이라며 "절판 마케팅에 대해선 당국이 엄밀히 살펴볼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그는 "실손 보험은 몇 년 전 과당 경쟁 때문에 너무 저렴하게 팔아 인상요인이 커졌다"며 "금융위가 중심이 돼 실손 보험의 보험료 누수 현상을 막기 위한 방안을 종합적으로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비용을 유발시키는 도덕적 해이 부분을 개선하고 나면 실손 보험료 인상을 최소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최근 한국은행이 금감원에 공동검사 요구에 대해서는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권 원장은 "가계부채 문제, 금리 문제는 감독당국만 해결할 문제는 아니다"면서 "한국은행이 앞으로 가계부채와 금리 문제에 대해 좀더 적극적으로 전향적으로 해보겠다고 나선 것이다. 그러기 위해 실상을 알아야 한다고 나선 것은 긍정적으로 본다"고 말했다.
은행들의 신용대출 금리가 높아졌다는 우려에 대해서는 점검결과 통계상 착시 효과였다고 설명했다.
권 원장은 "가계부채 대책에 따라 관리하다보니까 시중은행은 통제하게 되는 반면 (외국계 은행인) SC나 씨티은행은 국내 은행의 2배 수준으로 늘어 평균 금리가 높아진 것으로 보인다"면서 "집단대출의 경우 일반 대출에 비해 3%포인트 가량 낮은데 이 비중이 12월 50% 이상에서 1월 30%로 떨어졌다. 일반신용대출이 70%가 된 셈이어서 금리가 높아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또 "한국은행 통계 발표만 보면 많이 오른 것 같지만 분석해보면 착시효과가 있다"고 부연했다.
금감원은 민생금융지표를 만들어 서민들의 자금사정도 파악 중이다.
권 원장은 "서민들이 얼마나 돈 빌리기 어려운 지 일종의 금융고통지수"라고 말했다.
예를 들어 보험해약률, 대출한도 소진율 등을 통해 서민들의 자금상황을 파악할 수 있다는 얘기다.
대출 한도가 소진됐다면 그만큼 돈을 썼다는 것이고 보험 해약한다는 것은 자금사정이 나쁘다는 것을 의미한다. 항목은 10여개로 분류했다.
권 원장은 "민생금융지표를 관리해가면 가계 소비자의 자금사정이나 금융 고통지수를 파악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권 원장은 논란이 되고 있는 금감원 인사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그는 "총리실 TF 논의가 마무리되는 대로 하겠다"며 "지난해 조직변화가 많아 (국장 및 팀장의 경우) 많이 바꾸고 싶지 않다"며 "뿌리가 내리도록 좀 기다려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