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수현기자] 새누리당은 29일 이번 4.11 19대 총선에서 전국 246개 지역구 중 70여석을 안정적으로 확보할 것이라 예상했다.
이를 두고 8년 전 17대 총선에서 사용한 전략과 판박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이혜훈 중앙선대위 종합상황실장은 이날 오전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일일현안회의를 통해 "새누리당이 비교적 우세한 지역이 47곳, 경합 우세가 23곳"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이어 "경합 열세는 31곳, 열세 지역은 115곳, 경합지역은 30여곳"이라며 "야권이 선전한다면 190석까지도 가능하다"고 판세를 비관적으로 전망했다.
그러자 민주통합당은 즉각 반발했다. "소가 웃을 일"이라는 거다.
박선숙 사무총장은 국회 당 대표실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야권의 숨은 표 5%를 감안하더라도 상당히 해볼만하다는 내용을 발표했다가 불과 나흘만에 터무니없는 결과를 발표하는 이유가 궁금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왜곡 공표하여 선거의 결과에 영향을 미치려는 의도가 아닌가"라며 "전국적으로 저희 후보가 우세한 지역이 38곳, 경합우세 21곳, 경합열세 18곳, 열세 87곳, 무공천 37곳, 혼전 45곳"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이혜훈 실장께 묻겠다. 영남만 67개"라며 "새누리당이 70곳에서 우세하다고 하는 것은 영남의 절반은 야권에 내줬다는 이야기인가"라고 성토했다.
일각에서는 새누리당의 이같은 '엄살'이 지난 2004년 치러진 17대 총선 당시 한나라당 전략의 되풀이로 판단하는 눈치다.
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해 탄핵을 발의했다가 그 역풍으로 최악의 결과가 예상되던 8년 전 4월, 박근혜 위원장은 대국민 호소문을 통해 '거대여당 견제론'을 편 바 있다. 천막당사 역시 이 때의 작품이다.
박 위원장은 "대통령과 정부 여당의 잘못을 견제하고 바로 잡아줄 합리적인 야당이 있어야 나라도 바로 선다"고 읍소하며, 개헌저지선 확보에 사활을 걸었었다.
결국 이 작전이 먹히면서 한나라당은 121석(지역구 100, 비례대표 21)이라는 준수한 성적표를 거뒀다.
당초 100석도 얻지 못할 것이라는 불안에 휩싸였던 당을 극적으로 회생시킨 박 위원장에게 '선거의 여왕'이라는 훈장이 달린 것은 당연한 선물이었다.
이후 18대 총선에서 친박계 공천 학살로 절치부심한 박 위원장은 19대 총선을 앞두고 바람 앞의 등불에 놓인 한나라당의 비상대책위원장으로 전면에 복귀했다.
박 위원장은 지난 1월 전당대회 열기로 정점을 찍은 민주통합당에 맞서 당명을 '새누리'로 바꾸고, 공천에 집중하면서 조금씩 격차를 만회해 나갔다.
여기에 민주당의 공천 잡음과 더딘 야권연대 등 야당의 실책이 더해지면서, 따라잡기 힘들어 보였던 당 지지율도 역전에 성공해 완패의 분위기를 뒤집는데 성공했다.
그러나 이정희 통합진보당 공동대표의 관악을 후보 사퇴로 봉합된 야권연대와 공동유세 행보가 변수로 떠오르면서, 친박계 이혜훈 의원이 70여석을 안정권으로 판세 분석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설득력을 얻고 있는 상태다.
박 위원장과 새누리당이 다시 꺼내든 8년 전 카드가 이번에도 통할 수 있을지 주목되는 순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