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마토북리뷰)'문제는 경제다'

선대인 지음, 웅진지식하우스 펴냄

입력 : 2012-03-30 오후 3:00:00
[뉴스토마토 송종호기자] 올해 시작되는 총선과 대선을 두고 각 정당과 후보마다 경제공약을 앞다퉈 발표하고 있다. 역시 '문제는 경제다'
 
"It's the economy, stupid"
 
지난 1992년 미국 대선에서 빌 클린턴 당시 민주당 후보가 내세운 캐치프레이즈가 20년이 지나 한국사회에 그대로 적용되고 있는 현실이다. 그때와 다소 다른 것은 초점이 경제성장에만 치우쳐 있지 않고 복지와 경제민주화로 확대되고 있다는 점이다.
 
하지만 선대인 선대인경제전략연구소장은 이들 복지와 경제민주화에 대한 공약에 의심을 표한다.
 
그가 최근에 펴낸 <문제는 경제다>는 성장과 실업률, 양극화와 부동산 거품과 같은 우리 경제의 아킬레스건을 직시한다. 또 의도적인 왜곡과 잘못된 해석들로 국민들이 정치권에 속아 넘어 가고 있다고 비판을 이어간다.
 
국민들이 한국 경제의 문제가 무엇인지 잘 모른다는 사실을 잘 보여주는 것이 2012년 벽두에 SBS가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다. 대선에서 가장 관심 있게 볼 현안을 물었더니 '경제살리기'가 46.8%로 단연 1위였다고 한다...(중략)...지금 필요한 것은 대다수 국민의 삶이 개선되는 건강하고 균형 잡힌 경제구조이지 과거와 같은 단순한 고성장이나 경기회복이 아니다...(중략)...그런데도 기득권 세력들이 이런저런 개발 사업을 통해 성장률만 끌어올리면 만사가 해결될 것처럼 속이는 경제체제에서 한국경제는 침몰한다. 경제살리기라는 핑계를 대고 사실은 재벌과 부동산 부자 등 소수 기득권층에 유리한 정책과 제도를 지속하고 있다. (pp.26~27)
 
더불어 선 소장은 "안타깝지만 많은 사람이 한국 경제의 현실을 주식투자나 부동산 투자(또는 투기)등 재테크 관점에서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며 "왜 삼성그룹은 사상 최대의 매출 잔치를 벌이는데 우리의 호주머니는 가벼워지는가. 왜 원-달러 환율이 뛰어 수출은 잘 된다는데 일자리는 없고 장바구니 물가는 올라가는가. 이런 의문들에 답할 수 없다면 우리는 판판이 당할 수밖에 없다"고 고강도로 비판의 목소리를 높인다.
 
나아가 선 소장은 이처럼 정치권이 만들어 놓은 '경제 프레임'에 머물러 있다면 10년 후 우리 경제는 부동산 거품으로 인한 붕괴와 0%성장률, 300만 실업자를 양산할 것으로 전망한다.
 
해결 방법은 무엇일까.
 
<문제는 경제다>를 통해 선 소장은 재벌개혁과 중소기업의 발전, 교육혁명과 세금 혁명, 수출과 내수의 균형, 고령화 해법을 내놓고 있다.
 
그 가운데 주목할 해답을 기자는 '모피아는 안된다'는 그의 강한 질타에서 찾았다. 모피아는 재무부 출신인사를 지칭하는 말로 과거 재무부 영어표기와 이탈리아 마피아의 합성어다.
 
지난해 부산저축은행 문제로 금융권의 낙하산 또는 전관예우가 논란이 된 한가운데, 최중경 지식경제부 장관을 비롯해 기획재정부 출신 고위공직자들이 낙하산 또는 전관예우가 문제가 없다는 식의 발언을 내놓아 비판의 도마에 오른 바 있다.
 
당시 기자가 만난 기획재정부 고위관계자는 "전관예우는 미풍양속"이라며 당시 도입된 전관예우금지법 등을 들어 "정치권이 자기들 자리 욕심으로 만든 법"이라고 주장했다.
 
특별한 '선민의식'을 가진 탓으로 돌리고 말기엔 우리네 삶을 결정짓는 관료들이라는 점에서 문제가 크다.
 
결국 정권교체를 번갈아 가며 했지만 이헌재, 강만수, 윤증현, 김석동 등 전, 현 정부 경제 관료들의 선민의식이 오늘의 한국경제를 지탱하고 있는 셈이다. 더구나 그들이 장악한 한국경제는 단 한번도 정권교체를 하지 못했다.
 
정권이 바뀌어도 시스템 측면에서 무능하고 이해관계에 얽매인 관료집단에 의존한는 관성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특히 경제정책 분야에서 말이다. 그러다 보니 정권이 바뀌었다고는 하지만 경제정책에 있어서는 큰 틀에서 제대로 된 개혁이 추진되지 못하거나 좌절되기 일쑤다...(중략)...노무현 대통령은 당시 김진표 장관에 이어 이헌재 장관을 경제부총리에 임명한 뒤 대표적 토건 마피아인 강동석씨를 건설교통부 장관으로 투톱을 짰다. 이 두사람은 부동산 투기 의혹으로 결국 물러났다.
 
현 정부 두 번째 기획재정부 장관이었던 윤증현씨 역시 노무현 정부 후기에 금융감독원장을 맡아 금융권의 단기 외화차입과 부동산 과다대출을 방치했던 인물이다. 권도협 씨 또한 노무현 정부 때부터 승승장구하던 인물이다...(중략)...결국 모피아와 토건마피아로 상징되는 시대착오적인 관료시스템을 혁파하지 않으면 국민경제 전체를 위한 건전한 경제정책 수립은 불가능하다. (pp..293~295)
 
여전히 메가뱅크를 외치며 돌아다니는 산은금융그룹회장인 강만수, 한 일간지에 연재를 통해 뻔뻔함을 들어낸 이헌재.
 
그들이 꿈꾸는 나라가 현재진행형이라면 다시 정권교체를 하더라도 문제는 다시 '경제'가 될 수 밖에 없다.
 
<문제는 경제다>의 부제는 '버리고, 바꾸고, 바로 잡아야 할 것들'이다. 모피아와 토건마피아로 상징되는 부패하고 시대착오적인 관료체제를 버리고, 바꾸고, 바로 잡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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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종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