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제언 기자] 코스피가 2000선 붕괴 속에 방향성을 탐색 중이다. 지난 3월부터 1980~2040선 박스권에 갇힌 코스피가 대외 악재로 지루한 공방을 펼칠 가능성도 점쳐지는 상황이다.
그러나 증시전문가들은 대외 악재로 여겨지는 미국과 중국의 변수가 경기부양을 위한 전조로 해석될 수 있다며 투자자들도 이에 대비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10일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2.67포인트(0.13%) 떨어진 1994.41을 기록했다. 이날 장은 2000.77포인트로 시작해 2011.27포인트까지 올랐으나 이내 힘을 잃고, 다시 2000선 아래로 떨어졌다.
◇대내외 악재에 흔들리는 국내증시
미국의 경제지표 부진은 우리 증시에 악영향을 끼쳤다.
지난 6일(현지시간) 미국 노동부가 발표한 지난달 미국 비농업부문 고용은 12만개 늘어났다. 이는 최근 다섯달 사이 가장 적은 수준의 증가율로 시장 예상치인 20만3000개를 크게 밑돈 수치다.
이경민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을 중심으로 한 경기회복 기대감이 최근 글로벌증시의 상승 동력이었음을 감안할 때 예상 밖의 고용지표 부진은 투자자들의 의구심을 자극한다"고 우려했다.
이에 앞서 지난 5일(현지시간) 유럽에서도 스페인 국채 금리가 올들어 가장 큰 폭의 상승세를 보이면서 유로존 위기감에 글로벌 증시가 크게 하락한 바 있다.
아울러, 총선(11일), 옵션만기일(12일), 금통위 기준금리 결정(13일), 북한 장거리 미사일 발사 등 시장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요인들이 단기적으로 변동성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오온수 현대증권 연구원은 "미국 경제 회복 신호가 약해졌다는 점과 총선 및 옵션만기, 북한의 미사일 발사를 앞두고 증시는 관망세를 보일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단기적 쇼크로 끝날 가능성..박스권 전략 필요
하지만 증권업계는 미국 고용쇼크로 인한 여진을 중국관련 경제지표들이 상쇄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또 미국의 양적완화(QE, Quantitative easing) 기대감도 여전히 살아있다고 판단한다.
이경민 연구원은 "주 후반으로 갈수록 중국관련 경제지표의 견조한 흐름을 통해 글로벌 경기에 대한 불확실성이 일정부분 완화될 가능성도 남아있다"고 분석했다.
전날 발표한 중국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예상보다 다소 높았지만 여전히 물가안정 목표치인 4% 이내 수준이고 생산자물가지수(PPI)는 마이너스(-)0.3%를 기록하는 등 경기부양을 위한 중국 정부의 대응력이 강화될 여지가 큰 편이라는 설명이다.
조병현 동양증권 연구원은 "미국 고용지표의 악화는 QE에 대한 기대감으로 연결된다"며 "3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록이 발표되면서 QE에 대한 기대감이 퇴색됐다는 반응이 많았지만, 버냉키 의장은 여전히 공식석상에서 고용시장에 대한 불안과 추가적인 정책적 접근의 가능성을 언급하고 있었던 상황"이라고 전했다.
이같은 이유로 증권업계는 이번 조정폭이 박스권 하단선인 1970~1980선에서 마무리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오온수 연구원은 "코스피가 조정을 보이더라도 그 폭은 1970포인트 내외일 가능성이 높다"며 "IT주가 쉬어가면서 매기가 살아난다면 중국 모멘텀과 실적순환매로 자동차, 중국관련 필수소비재 업종 등으로 관심이 확살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곽중보 삼성증권 연구원은 "코스피가 좁은 박스권 등락을 보이는 가운데 당장 한쪽으로 강하게 돌파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전망했다.
곽 연구원은 이어 "신제품 출시 효과가 기대되는 IT와 자동차, 1분기 실적 개선에 초점을 두고 IT·자동차·은행·건설, 저평가 매력이 높은 은행·유통 등의 소외주 중심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