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미애기자] 4·11총선이 하루 앞으로 다가왔지만 최대의 정치적 사건으로 꼽히는 '민간인 사찰' 사건과 'BBK 가짜편지' 사건 수사는 여전히 안갯속이다.
총선을 앞두고 두 사건의 직·간접적 관련자들, 여야의 폭로전은 더욱 가열되고 있지만, 검찰은 총선 결과가 나올 때까지 차분히 지켜보자는 분위기가 강하다.
◇검찰 "키맨 진경락, 반드시 소환한다"
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팀(팀장 박윤해 부장검사)은 1차 소환에 불응했던 진경락 전 총리실 공직윤리지원관실 기획총괄과장에 대해 거듭 출석을 요구하고 있다.
진 전 과장은 지난 6일 검찰에 제출한 A4 10장 분량의 진술서에서 자신에 관한 의혹을 대부분 부인하며 억울함을 호소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 관계자는 10일 "진 전 과장의 진술서는 수사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 진 전 과장이 검찰에 출석하도록 (관계자를 통해)지속적으로 요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진 전 과장은 공직윤리지원관실 재직 당시 청와대 하명사건 등을 점검팀에 배당하고 사찰 내용을 보고하는 역할을 담당하는 한편, 민간인 불법사찰 관련 자료가 담긴 노트북을 빼돌렸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검찰은 또 민간인 불법사찰 사건의 관련자들이 주고받은 자금의 출처와 '윗선'을 밝히기 위해 광범위한 계좌추적을 벌이고 있다.
장진수 전 국무총리실 공직윤리지원관실 주무관에게 '관봉' 형태로 전달된 5000만원 등의 출처에 대해 검찰 관계자는 "당사자들이 어느 부분은 얘기를 했고, 어느 부분은 얘기를 하지 않았다"며 "출처를 얘기한 부분은 현재 진실성을 파악하는 단계"라고 말했다.
◇'BBK 가짜편지' 다음달에나 윤곽 드러날듯
검찰은 김경준씨(수감중) 기획입국설의 근거가 됐던 '가짜 편지'의 작성자 신명씨를 상대로 지난 4일 새벽까지 14시간 가까이 조사한 이후 자료 검토에 매달리고 있다.
총선을 불과 일주일여 앞두고 검찰에 출석한 신씨의 행보를 두고 정치권에선 총선의 큰 변수가 될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됐지만, 현재로서는 수사상 별다른 움직임이 보이지 않고 있다.
BBK 관련 사건은 김경준씨가 신명씨와 신씨의 형 경화씨를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한 사건, 신경화씨가 김씨를 상대로 맞고소한 사건, 홍준표 옛 한나라당 대표가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공표죄로 신씨를 고발한 사건 등 3건이다.
검찰은 우선 김경준씨 고소사건을 먼저 조사한 뒤, 다른 고소·고발사건을 차례대로 수사할 방침이다.
검찰 관계자는 "김경준씨가 신씨 형제를 고소한 사건부터 보고 있기 때문에, (당장은) 홍 의원을 부를 이유가 없다"고 말해, 총선 이후 홍 전 대표도 조만간 조사할 뜻임을 내비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