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로에 선 유시민..당권? 대권? 모두 포기?

당내 정파갈등 시선 부담..'당권·대권' 선택지 앞둬

입력 : 2012-04-20 오전 11:05:35
[뉴스토마토 박수현기자] 당권이냐 대권이냐. 아니면 모두 포기하느냐?
 
선택의 기로에 선 유시민 통합진보당(이하 통진당) 공동대표의 고민이 깊어가고 있다.
 
유 대표는 19대 총선 정당득표율 20%를 달성해 통진당의 원내교섭단체 진입을 목표로 비례대표 12번을 자청했지만 목표달성에 실패했다.
 
이에 유 대표는 자신의 트윗에 "야권연대의 패배다. 저의 부족함도 성찰하겠다"는 말을 남기고 깊은 침묵에 들어갔다. 이후 자신이 좋아하는 낚시를 다니는 등 향후 행보를 놓고 장고를 거듭하고 있다.
 
통진당은 현재 구 민주노동당·국민참여당·새진보통합연대 등 3개 정파가 공동으로 당을 이끌고 가는 과도기적 형태의 지도부를, 단일지도체제로 바꾸기 위한 당 대표 선출을 앞두고 있다.
 
이와 함께 당권과 대권을 분리할지 여부에 대해서도 결론을 내리지 못한 상태다.
 
이런 가운데 유 대표 역시 자신의 정치적 행보를 결정해야 할 시기가 점점 다가오고 있는 것이다.
 
특히 유 대표는 3개 정파의 화학적 결합이 완성되지 않은 상황에서 자신의 정치적 행보가 내부 갈등으로 비칠까 극히 우려하고 있다.
 
당권파와 비당권파의 갈등이 진정되지 않은 상태로 여러 후보가 출마해 당 대표를 뽑는다면 내부 갈등이 극에 달할 수 있고, 국민들 눈에 비치는 모양새도 좋지 않을 것이란 우려인 것이다. 
 
이로 인해 유 대표가 이번 지도부 선출 선거에 나서지 않고, 비례대표 부정선거 의혹으로 표상되는 통진당 내부의 체질개선에 집중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유 대표가 줄곧 주창해 온 것이 바로 '반듯한 정당'이기 때문에 당권이나 대권보다는 당내 체질개선에 전력투구하는 것이 장기적으로 바람직한 게 아니냐는 생각이다.
 
이 경우 당권 도전을 내년으로 미루고 당의 체질개선에 주력한 뒤 2014년 지방선거를 진두지휘할 당 대표에 도전하는 가능성이 남게 된다.
 
당장 8개월 앞으로 다가온 대선도 고민거리다.
 
유 대표 자신은 대통령이라는 자리 자체에 대한 미련은 없다는 입장을 줄곧 표명해왔다. 대권 포기로 해석될 여지가 있는 셈이다.
 
하지만 유 대표의 한 핵심 관계자는 "유 대표가 이번 대선에서 박근혜 위원장에 의한 이명박 새누리당 정권 연장은 반드시 막아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다"며 "유 대표가 대선가도에서 통진당 대선주자로 야권연대에 기여하는 몫이 있을지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민주통합당의 유력한 대선후보가 참여정부 시절 함께 한 문재인 상임고문인 점, 대선에서도 야권연대를 통한 단일대오를 구축할 것임을 천명해 온 점 등을 볼 때 '대선후보 유시민'으로 정권교체에 기여할 바가 아직 남아있지 않겠냐는 주장이다.
 
이 경우 유 대표가 민주당과의 야권연대 및 대선후보 경선과정에서 불쏘시개를 자임할 것이라는 게 측근들의 공통된 전망이다. 
 
하지만 당권과 대권이 분리될 경우에는 다소 선택이 수월해질 것으로 관측된다.
 
이와 관련 통합진보당의 한 관계자는 "당권은 최대 지분을 가진 이정희 대표가 맡고, 대권은 노·심·유 세 사람의 각축으로 정할 수 있지 않겠느냐"고 전망했다. 유 대표의 고민이 한결 쉽게 풀릴 수 있다는 이야기다.
 
심 대표와 노 대변인이 19대 총선에서 당선된 후 지도부 선출을 위한 전당대회 출마 여부에 대해 "(당권이든 대권이든) 열어놓고 있다"고 입을 모은 점도 유 대표의 결단에 변수가 될지 주목된다.
 
지난 2008년 18대 총선 낙선, 2010년 6.2 지방선거 경기도지사 낙선, 2011년 김해을 재보선에서의 이봉수 후보 낙선, 그리고 2012년 19대 비례대표 낙선에 이르기까지 참여정부 퇴장 이후 가시밭길을 걷고 있는 유 대표에게 또다시 중대한 선택이 놓여있다.
 
'당권이냐? 대권이냐? 혹은 아무것도 하지 않느냐?'를 놓고 내리게 될 그의 결단에 관심이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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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수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