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미애기자] 파이시티 인허가 대가로 뒷돈을 받은 의혹이 제기된 최시중 전 방송통신위원장의 행각이 점입가경이다.
24일 검찰 등에 따르면 최 전 위원장은 파이시티 전 대표를 소개받은 브로커 이모씨에게서 거액의 현금이 담긴 보자기를 받는 장면이 사진에 찍혔다.
사진을 찍은 사람은 브로커 이씨의 운전기사 최모씨다.
이씨의 운전기사로 일하다 그만둔 최씨는 지난해 12월 내용 증명까지 해둔 등기우편을 최 전 위원장에게 보낸 것으로 전해졌다. 최 전 위원장이 방통위원회라는 서슬퍼런 기관의 수장을 하던 시절이다.
최씨는 이 등기우편에 동봉한 편지에서 사진을 없애는 대가로 '합의금'을 요구했으며, 최 전 위원장은 2차례에 걸쳐 이씨 등을 통해 입막음용으로 총 2억원을 건네줬다고 한다.
그러나 '사진 문제'를 깔끔하게 해결하지 못한 최 전 위원장은 결국 '객관적 증거' 앞에 무릎을 꿇었다.
그는 이례적으로 검찰 소환조사를 받기도 전에 돈 받은 사실을 시인했다.
최 전 위원장은 한 신문사와의 통화에서 "(이씨의 운전기사인) 최씨가 이상한 편지를 보내와서 이씨를 불러 '이런 일이 다 있냐'고 말했다"며 "그런 일로 (최씨가) 나에게 이상한 요청을 하기에 하도 기가 막혀서 편지를 이씨에게 줬고 그 후로는 어떻게 됐는지 모른다"고 말했다.
대검찰청 관계자는 "(이 부분에서는) 포괄적으로 보면 최 전 위원장은 피해자"라고 말해 최씨가 최 전 위원장으로부터 뒷돈 거래 사실을 폭로하겠다고 협박해 돈을 받았다는 사실을 간접적으로 확인했다.
지난 19일 검찰에 체포된 최씨는 고용주 이씨를 협박해 수천만원을 뜯어낸 혐의로 21일 구속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