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수=뉴스토마토 이보라기자] 철이 바다를 바꾸고 있다.
바다생태계 복원을 위해 개발한 철강재 슬래그의 효과가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24일 여수세계박람회장 내 포스코 기업관인 '포스코파빌리온'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박광석 포항산업과학연구원(RIST) 박사는 "'여수세계박람회를 맞아 여수시 거문도 덕촌리 마을 어장에 '트리톤'을 설치했는데 최근 생태조사 결과 일반 주변 암반 대비 10배 이상 높은 수준의 수중 어초들이 이곳에 자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슬래그를 이용해 제작한 ‘트리톤’어초가 바다 속에 설치돼 있다.
박 박사는 "1990년대 후반 갯녹음이나 백화로 인한 연안생태계의 황폐화를 막기 위해 철강슬래그가 가진 해양생태 안전성, 해조류 친화성, 탄소저감 능력을 장점화해 기술개발에 착수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POSCO(005490)와 포항산업과학연구원(RIST)는 지난 10여년 동안 국내 12개 해역에 대해 다양한 실증 연구를 통해 성공사례를 입증해왔다.
'트리톤'은 포스코가 철강슬래그를 이용해 만든 인공어초로, 그리스 신화에 등장하는 바다를 풍요롭게 하는 신의 이름을 본딴 것이다.
◇거문도에 '트리톤' 인공 슬래그로 조성된 감태바다숲.
'트리톤'을 설치한 지역에 자라난 감태, 모자반, 청각 등의 해조류들은 마을 어장 내에 전복 등 부가가치가 높은 양식 어종의 먹이로 공급돼 향후 어민 소득 증대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또 광합성을 할 때 이산화탄소 저장효과가 우수해 바다 숲에서 이산화탄소를 줄이는데도 효과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철강 슬래그는 철 생산의 원료인 철광석, 유연탄, 석회석 등이 고온에서 용융돼 쇳물과 분리된 후 얻어지는 부산물로 시멘트, 비료, 도로용 골재 등으로 사용된다.
◇포스코관에서 박광석 포항산업과학연구원(RIST) 박사가 철강 슬래그 '트리톤'의 효과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트리톤' 인공 어초의 겉모습은 시멘트 구조물 모양이다. 이 인공어초는 광합성과 단백질 합성에 필수 요소인 칼슘과 철의 함량이 높다. 게다가 해조류가 처음에 자리를 잡고 자라나는데 유리해 바다 생물에게 적합한 생육 조건을 제공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포스코는 지난해 농림수산식품부와 함께 통영시 사량도와 울진군 현내리에 바다숲 조성 사업을 실시했다. 현재까지 거문도를 비롯한 남해군 평산리, 포항시 청진리 등 총 12곳에 바다숲을 조성했다.
포스코 관계자는 "올해에도 포항 구룡포와 삼척시 갈남리에 '트리톤' 바다숲 두 곳을 추가로 조성하고, 인도네시아 산호숲 복원을 현지 연구 기관과 함께 추진하는 등 국제적인 바다 보호 활동도 전개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어 "아직 부가가치 창출단계는 아니지만 포스코는 이미 기술개발에 성공한 상태라 향후 기술 수출도 가능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철강슬래그를 이용해 만든 '트리톤'조형물을 비롯한 포스코의 바다숲 조성 성과는 '2012 여수세계박람회' 기간 동안 포스코의 기업관인 '포스코 파빌리온'의 전시관을 통해 전시된다.
◇여수세계박람회장의 포스코관 외경.
포스코는 '2012 여수세계박람회'에서 총 연면적 2113㎡에 지상 3층의 구조로 설계된 포스코 기업관을 관람객들에게 전시할 예정이다.
송규흠 포스코관 현장소장은 "현재 포스코관을 비롯해 엑스포전시장에서 조경공사를 비롯한 마무리작업만 남은 상태"라며 "엑스포가 개막하면 국내·외 관광객 800만명, 포스코관에는 70만-80만명 이상의 관광객이 다녀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살아있는 바다, 숨쉬는 연안'을 주제로 총 105개 국가와 10개의 국제기구가 참여하는 여수세계박람회는 다음달 12일부터 오는 8월12일까지 3개월간 열린다.
여수=뉴스토마토 이보라 기자 bora1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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