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면받는 외국기업..한숨깊어지는 증권사들

입력 : 2012-04-26 오전 10:47:36
[뉴스토마토 강은혜기자] 중국고섬이후 1년여의 시간이 지났지만 외국 상장사에 대한 투자자들의 불신은 사라질 기미를 보이지 않고있다. 오히려 중국기업으로 촉발된 외국기업 불신은 이제 '해외'기업 전반에 걸쳐 확대되고 있는 양상이다.
 
올해들어 국내시장에 첫 발을 내디딘 외국기업은 다음주 상장 예정인 SBI모기지다. 일본기업 최초 코스피 상장이라는 프리미엄이 더해져 큰 관심을 받았지만 기대와 달리 공모 경쟁률은 한자릿수에 그쳤다.
 
지난 16일~17일 양일간 일반공모 청약을 진행한 결과 1.8대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일반투자자에게 142만4600주를 배정한 가운데 257만7980주가 청약에 참여했다. 이에 앞서 기관투자가를 대상으로 진행한 수요예측 경쟁률도 4.1대1에 불과했다. 주관사를 맡은 하나대투증권 입장으로는 실망스러운 결과다.
 
중국과 달리 일본기업은 회계관리 등 재무적 투명성이 보장돼 투자자들의 불신을 해소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지만 역부족이었다.
 
이윤형 하나대투증권 ECM 상무는 "SBI모기지는 당초 예상보다 기관들의 관심도 미흡하고 실망스러운 점은 있지만 펀더멘탈이 탄탄하고 성장성이 충분한 회사이기 때문에 주가가 처음에는 고전해도 향후 자리를 잡아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외국기업이라고 하면 투자자들이 일단 색안경을 끼고 보는 것 같다"며 "중국고섬이 존재하는 한 외국기업에 대한 우려는 계속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하나대투증권은 현재 SBI모기지에 이어 액시즈 홀딩스라는 일본기업을 준비 중이다. 현재 코스닥 상장 예비 심사 중이다.
 
이 상무는 "SBI모기지가 잘안되면 액시즈도 힘들 것"이라며 "SBI가 상장후 어떤 모습을 보일까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일본기업인 SBI모기지의 실망스러운 공모결과는 향후 외국기업 IPO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현재 거래소의 상장예심을 통과한 외국기업은 유가증권시장 입성을 준비중인 호주기업 FFB(Fast Future Brands) 한 곳이다.
 
주관을 맡은 한국투자증권 관계자는 "SBI모기지의 공모결과와 별개로 FFB의 상장준비는 예정대로 진행될 것"이라며 "하지만 같은 외국기업이다보니 SBI모기지의 상장후 흐름에 따라 상장 일정에 차질이 생길 가능성은 충분히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호주는 재무제표 감독 등 규제가 엄격해 재무 투명성을 강조할 것"이라며 "특히, FFB의 대표이사가 한국인이기 때문에 이점을 강조해 외국기업 이미지보다는 이쪽으로 포커스를 맞출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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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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