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시민이 대학강연 초청 거절한 사연은?

"올 봄에는 강연을 하지 못할 상황"

입력 : 2012-04-25 오후 6:34:21
[뉴스토마토 박수현기자] TV토론회와 대학 강연 초청자 1순위로 꼽히는 유시민 통합진보당 공동대표가 25일 "올 봄에는 제가 강연은 하지 못할 상황"이라고 밝혔다.
 
유 대표는 이날 자신을 성균관대 문과대 학생회장이라고 밝힌 한 트위플(@jeh*****)의 명사 초청 강연회 참석 요청에 "초대는 고맙지만 (불참에) 너그러운 이해를 부탁드린다"는 글을 올렸다.
 
이는 지금까지 활발한 강연정치 행보를 걸어 온 유 대표의 기존 행보와는 상반되는 것으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일각에서는 일파만파로 번진 당내 비례대표 부정선거 의혹과 무관치 않다고 보고 있다. 유 대표가 지난 20일 팟캐스트 저공비행과 관련해 "남을 타격하기보다는 자기의 모습을 직시하는 시간이 필요한 것 같다"는 글을 올린 것 역시 이같은 주장에 설득력을 더해준다.
 
유 대표는 지난 22일에는 통합진보당 홈페이지 게시판에도 "아무리 추악한 것일지라도 우리는 진실을 진실 그대로 보게 될 것"이라며 "이것은 정파의 문제가 아니라 원칙과 상식의 문제"라고 적었다.
 
이와 관련해 유 대표의 한 핵심 관계자는 "이번 파문이 보수언론에게 단순히 정파간 권력투쟁처럼 비치는 것은 맞지 않다. 진보정당으로서 당연히 준수돼야 할 공정한 룰에 관한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관계자는 "신임 지도부를 선출하는 6월 3일 전당대회가 다가오고 있지만 유 대표의 고민이 크다"며 "5월 초 진상조사위원회의 결과 발표가 있기 전까지는 강연회에서든 매체를 통해서든 이 문제를 말하는 것이 힘들지 않겠나"고 말했다.
 
통합진보당은 현재 공동대표단으로 상징되는 과도기 체제를 끝내고 새 지도부를 뽑는 전당대회를 앞두고 있어 당권의 향방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고 있는 상태다.
 
아울러 23일 공개한 당헌개정초안에는 당명을 '진보당'으로 개정하는 내용과 함께 당권 및 대권을 분리하는 규정을 담고 있지 않아서 야권의 대선주자로 평가받는 유 대표의 거취에 대한 관심도 증폭되고 있다.
 
유 대표는 당권파와 비당권파의 논쟁이 격화된다면 굳이 당권·대권을 고집할 필요는 없다는 뜻을 몇차례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정파간 화학적 결합을 위해 고심하고 있다는 소식이다.
 
한편 유 대표는 지난해 민주노동당과 국민참여당, 진보신당을 탈당한 새진보통합연대와의 진보통합 국면에서 '대중적 진보정당'이 제3세력화에 성공해야 함을 역설하며 합류한 바 있다.
 
유 대표가 일련의 강연들과 이정희 공동대표와의 대담집, 토크콘서트 등을 통해서 양당제 정치지형을 깨고 정치혁신을 강조해 온 것을 상기하면, 강연에 초청받고도 참석하지 못하는 모습이 묘한 대조를 이룬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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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수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