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현진기자] 영포라인, 구룡포라인, 구중라인, 고용노동부 라인…. 요즘 뜻과 의미가 불분명만 각종 '라인'들이 지면을 장식하고 있다.
그리고 이 '라인'들의 비리로 MB정권이 결국 집권 막바지에 이르러 한없이 무너지는 모양새다.
이번 파이시티 인허가 로비 사건의 중심에는 MB정권 내내 권력핵심에 자리잡고 있으면서 권력사유화 논란, 각종 비리 의혹에 빠지지 않았던 '영포라인'이 있다.
이른바 ‘방통대군’으로 불리며 절대 권력을 휘둘러 온 최시중 전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이 핵심인사다.
그는 고향 후배인 브로커 이동율씨를 통해 시행사인 파이시티 이정배 전 대표로부터 수억원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MB정권에서 ‘왕(王)차관’이라는 별칭을 얻으며 핵심 실세로 활약해온 박영준 전 지식경제부 차관은 또다른 핵심이다.
이번 사건을 통해 새로이 주목받고 있는 라인은 '구룡포라인' 또는 '구중라인'이다.
최 전 위원장은 로비자금을 전달한 브로커 이동율씨와 함께 포항에 위치한 구룡포 중학교 출신들의 모임인 '구중라인'에 속한 인물이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최 전 위원장은 구룡포 중학교 4회이며, 이씨는 14년 후배인 18회로, 호남 출신인 이정배 파이시티 대표는 “동향이자 학교 선배인 최 전 위원장과 친하다”는 이씨의 말을 믿고 돈을 건넸다.
포항 구룡포 출신 인사들의 모임인 구룡포라인은 영포라인 중에서도 핵심으로 통한다. 이들은 1981년 결성된 '구룡포 향우회'를 통해 꾸준히 친목을 다져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영포라인은 민간인 불법사찰 및 증거인멸 사건에도 등장한다.
이 사건과 관련된 영포라인 인사는 자칭 ‘몸통’ 이영호 전 고용노사비서관과 그의 직속 부하인 최종석 전 행정관이 대표적이다. 모두 이 사건으로 구속됐다.
이 밖에도 이인규 전 공직윤리지원관과 이 전 지원관으로 부터 사찰지시를 받고 실행에 옮긴 김충곤 전 점검1팀장도 대표적인 영포라인 출신이다.
이 전 비서관과 김 전 팀장은 구중라인, 구룡포라인에 속해 있기도 하다.
박 전 차관은 불법사찰의 '몸통'이라는 의혹도 사고 있다. 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팀(팀장 박윤해 부장)은 지난 25일 대검 중수부와 함께 박 전 차관의 자택 등 3곳에 대해 압수수색을 실시했다.
사찰사건과 관련해 또 하나 주목받는 라인이 ‘고용노동부’ 라인이다.
이 전 비서관과 박 전 차관은 각별한 사이로 둘은 사찰을 주도한 총리실 공직지원윤리관실 신설에 영향력을 행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공직윤리지원관실에는 노동부 출신인사들이 다수 포함되게 되었고, 불법사찰 사건과 관련해서도 이 전 지원관, 최 전 행정관, 진경락 전 지원관실 기획총괄과장, 원충연 전 조사관 등이 핵심 관련자로 꼽히고 있다.
명광복 참여연대 선임간사는 이 같은 각종 라인의 비리에 대해 “권력의 속성상 정당하지 않은 일과 관련해서는 학연, 지연, 혈연으로 얽혀있는 사람들이 구성되어 하는 것이 대부분”이라면서 “대통령 측근들의 비리는 이명박 대통령의 레임덕도 심화시킬 것”이라고 말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