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수현기자] 비례대표 부정선거 의혹으로 내홍을 앓고 있는 통합진보당(이하 통진당)에게는 5월이 분수령이다.
19대 총선에서 13석을 확보한 통진당이, 명실상부한 제3당으로 거듭날 수 있을지가 결판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통진당은 일파만파로 번지고 있는 비례부정 사태의 진화를 위해 조준호 공동대표를 위원장으로 하는 진상조사위원회를 꾸려 조사에 착수한 상태다.
그렇지만 보안에 각별히 신경쓰고 있어 조사가 어디까지 진행되고 있는지는 외부에 알려지지 않고 있다.
다만 당 홈페이지 게시판을 통해서 정파간 신경전과 함께 진상이 규명되지 않은 '카더라' 통신이 남발되고 있어, 이 문제에 대한 당 안팎의 지대한 관심을 짐작케 하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진상조사위 관계자는 "29일 있을 대표단회의에서 1차 조사결과가 보고될 것"이라고 말했다. 알려진 대로 5월 2일이나 3일에 대표단의 입장 표명이 있을 것이라는 얘기다.
현장투표는 비교적 사안이 명확하게 정리되어 가고 있지만 온라인투표에 대한 조사는 난항을 겪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향후에도 잡음을 유발할 수 있는 관련조사가 계속될 수 있음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더욱이 이 문제를 대하는 자세에서 정파간 사뭇 다른 모습을 보이고 있어 향후 결과가 주목된다. 당권파는 특정 후보의 당선이 문제가 없다고 하고 있고, 비당권파는 원칙과 상식의 문제라고 맞서고 있다.
비례부정 사태 말고도 통진당은 5월4일 전국운영위원회와 13일 중앙위원회를 열어 강령 및 당헌 제개정안을 확정할 예정이다. 이 자리에서도 격론이 예상된다.
지난해 12월 민주노동당·국민참여당·새진보통합연대 삼주체가 합친 통진당은 서로 다른 역사와 성향으로 인해 당의 이념과 운영방식 결정에 대한 합의가 쉽지 않을 전망이다.
첨예한 대립각을 세울 것으로 예상되는 사안들도 '진보당'으로의 개정을 예고한 바 있는 당명, 노동자·농민·시민 등의 용어 문제가 걸린 강령, 대의원제 및 당권·대권의 분리 여부가 담길 당헌 등 다양하다.
통진당은 이러한 내용들에 대한 정파간 합의가 도출될 경우, 공지한 바와 같이 5월 29일부터 6월 2일까지 신임 지도부 선출 현장·온라인 투표를 실시해 6월 3일 1기 지도부를 구성한다.
하지만 이정희 공동대표가 당선자 상견례를 가진 직후 3주간 휴가에 들어가 모습을 보이지 않고 있는 점, 유시민 공동대표가 "당원 모두와 대표단이 중대한 결정을 내릴 상황이 생길 수도 있다"고 언급한 점, 심상정 공동대표와 노회찬 대변인이 북한 광명성 발사 관련 논평으로 종북과 당권파에 제동을 건 점 등은 전당대회를 앞둔 통진당의 불안요소다.
통진당이 계속되는 내홍의 여진을 털고 목표로 설정한 대중적 진보정당 건설에 성공해, 건강한 제3당으로 거듭날 수 있을지 여부는 5월 한 달 동안 지혜를 얼마나 발휘하느냐에 달릴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