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수현기자] 비례경선 부실관리 사태로 몸살을 앓고있는 통합진보당의 유시민 공동대표는 6일 정치적·도의적 책임을 진다고 했던 당권파가 태도를 바꾼 것에 대해 "왜 그런지는 모르지만 억울한 면이 있을 수 있다"고 진단했다.
이는 비례대표 부정선거 진상조사위의 총체적 부실·부정선거 발표에 지난 3일 이정희 공동대표가 "가장 무거운 정치적·도의적 책임을 지겠다"고 했다가, 4일 열린 전국운영위원회에서 조사결과를 수용할 수 없다고 말을 바꾸고, 당권파들이 격하게 반발한 것과 관련이 있다.
유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그분들이 지난 시기 주로 당을 책임지고 이끌던 분들"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유 대표는 "원래 책임을 많이 지면 비판을 많이 들을 수 있다"며 "설거지를 많이 한 사람이 접시도 많이 깬다. 그런데 사람들은 보통 설거지를 한 것 보다 접시 깬 것만 묻는다. 그래서 억울할 수 있을 것"이라고 태도돌변의 원인을 찾았다.
그는 이어 "비례대표 진상조사위의 보고서는 짧은 기간 제한된 수단으로 최소한의 역할을 진행한 것"이라며 "내용에서 일부 사실적 근거가 불확실하거나 잘못 해석될 수 있다. 그래서 억울한 심정이 들 수 있다"고 지적했다.
유 대표는 "이는 혁신안을 의결한 운영위원이나 당원들도 모르는 것이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그분들에게는 위로의 말씀을 드리고 싶다. 저희도, 전국운영위원회도 상처를 주거나 책임을 추궁하기 위한 목적으로 이 일을 한 것은 아니다"고 해명했다.
이에 대해 유 대표는 "당을 바로 세워야 한다는 일념에서 한 일"이라며 "지금까지 주된 책임을 지고 당을 운영하시며 노력해 온 분들은 허심탄회하게 마음을 비우고 모든 걸 내려놓는 자세로 임하고, 새로 출발한다는 마음을 가지면 모두에게 좋지 않을까라는 소망이 있다"고 밝혔다.
유 대표는 경쟁명부 비례후보 총사퇴 권고안이 받아들여질 경우 승계에 대해선 "절차에 따르게 될 것"이라며 "제가 승계하지 않기 때문에 비례 한 석을 잃게 된다. 19대 의원 정원은 300명으로 늘었다가 299명으로 돌아가게 된다. 이걸로 국민들의 용서 받을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당 대표로서 책임지기 위한 의사 결정의 결과로, 저희가 벌을 자청해서 받는 것으로 이해해주시길 바란다"고 용서를 구했다.
그는 "비례 대표 6석이 저희에 대한 국민 여러분의 230만표를 통한 지지로 얻게 됐는데, 그 중 일부를 소실시키게 된 것은 너무나 죄송스럽다"며 "축구에서도 한 선수가 퇴장당하면 나머지 10명이 더 열심히 뛰어 12명의 효과가 날 수 있도록 하는 것처럼, 저희도 대오각성해서 나머지 비례가 더 열심히 뛰어 국민들에게 유용한 의정활동을 해서 더 큰 기여를 하는 것이 결과적으로 책임지는 일이라 생각한다. 우리 잘못으로 이렇게 된 것에 대해 유권자 여러분들의 너그러운 이해와 용서를 바란다"고 호소했다.
그는 또한 "당의 공직후보 선출 과정에서 벌어진 일"이라며 "당 대표 사퇴만으로 국민에 대한 책임을 다 지키기 어렵다는 한계가 있다. 한 사람의 책임이 많고 적고를 떠나, 공직후보 문제는 관련된 공직자 모두가 함께 책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또한 당이 저지른 일이니 당이 책임져야 해서 경선후보 전체가 사퇴하는 것이 합당하다"며 "그렇게 결정을 하고 나니 제가 승계하게 되는 결과가 나온다. 당이 잘못한 일로 죄가 없는 비례대표도 사퇴하는 상황에서, 그 자리를 제가 승계하는 건 정당하지 못하다"고 사퇴를 분명히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