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희는 사퇴, 유시민은 수습 안간힘

비례당선자 사퇴·비상대책위 구성 처리키로

입력 : 2012-05-05 오전 10:54:41
[뉴스토마토 박수현기자] 통합진보당의 내홍이 점입가경이다. 비례대표 부정 선거와 관련 해 이정희 공동대표가 사퇴했지만 쇄신 방안에 대한 뚜렷한 해결책을 내놓지 못하며 당권파와 비당권파간 내분이 격화되고 있다.
 
4일 오후 2시 전국운영위원회를 열고 비례대표 부정선거 사태의 진화에 나선 진보당은 17시간이나 회의를 진행했지만 끝내 합의점을 찾지 못했고, 5일 오전 7시엔 이정희 공동대표가 의장직을 사퇴하겠다며 자리를 떠나고 말았다.
 
하지만 유시민·심상정·조준호 공동대표는 반드시 비례당선자 사퇴 및 비상대책위원회 구성 등 국민들이 납득할 수 있는 쇄신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입장이어서, 유시민 대표의 사회로 회의를 속개했다.
 
남은 위원들은 현장발의된 비례대표 2번(이석기)과 3번(김재연)의 처리방안에 대해 청년위원회의 주관으로 선출된 김재연 당선자, 장애인명부 7번 조윤숙 후보를 구제하는 수정안을 놓고 찬반토론을 거쳐 표결에 붙이기로 했다.
 
그런데 이정희 공동대표가 떠날 때 박수와 환호를 보냈던 참관당원들이 거세게 반발하면서 분위기는 다시 한 번 심각해졌다. "전국운영위는 당원들의 뜻을 반영할 수 없다", "너희들이 뭔데 표결을 진행하느냐"는 비판이 거세게 나왔다.
 
이들은 심지어 유시민 공동대표가 참관인들의 퇴장을 요청하자 더욱 흥분한 모습으로 핏대를 세우며 욕설과 폭언을 토해냈고, 부끄러운 장면은 인터넷을 통해 고스란히 전국으로 생중계됐다.
 
이에 회의 진행이 불가능하다고 판단한 유 대표는 정회를 선포, 마라톤회의에 지친 위원들을 휴식케 한 후 추후 장소와 시간을 통보해 회의를 속개하기로 했다.
 
이날 모인 전국운영위원들 상당수는 당권파가 지적한 비례조사 보고서의 한계에 대해서 공감하고 있지만, 책임있는 수습책을 내는 것이 먼저라는 인식을 공유하고 있는 상태여서 수습책이 통과되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을 전망이다.
 
다만 문제는 소란을 피운 당원들이 좌시하지 않겠다며 벼르고 있어, 장소와 공개 여부 등 내부갈등과 관련한 문제에서 어려움이 남은 상태다.
 
한편 이정희 공동대표는 의장직을 사퇴하기 전 회의에서 시종일관 진상조사위원회의 '총체적 부실·부정선거'라는 발표에 이의를 제기, 당권파의 입장을 대변하는 행동과 발언을 쏟아냈다. 이는 자연히 비당권파와의 충돌로 이어지는 빌미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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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수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