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조필현기자] 국내 1조4000억원, 세계시장 42조원의 ‘빅 마켓’.
바로 고혈압치료제 시장 규모다.
보령제약(003850)은 지난해 세계에서 8번째 고혈압 신약 ‘카나브’를 본격 출시하면서 100억원 매출을 올렸다.
다국적제약사들이 블록버스터급 신약을 가져와 국내에 런칭해도, 출시 원년에 매출 100억원 달성은 어렵다는 게 제약업계의 전반적인 의견이다. 그만큼 지난해 ‘카나브’ 매출 성과에 대해 업계에서는 이례적인 성과라고 받아들이고 있다.
보령제약이 본격적으로 ‘카나브’ 해외 수출 채비에 나서고 있다. 또 일반의약품 겔포스, 독소루비신과 같은 원료 등의 다양한 제품으로 해외시장 진출을 가속화하고 있다.
◇77년 고려인삼차로 글로벌시장 첫 ‘노크’
보령제약은 지난 1977년 독일에 고려인삼차 1200상자를 내보내면서 처음 글로벌 시장 문을 두드렸다. 그러던 것이 현재는 겔포스를 비롯해 항생제, 항암제 등의 의약품을 일본, 중국, 동남아, 유럽, 남미 등 약 49개국으로 수출하고 있다.
'오일 달러'로 무장한 중동과 '자원보고'로 부각되면서 달러가 유입되고 있는 아프리카 시장까지를 망라해 의약품 수출을 다각도로 모색하고 있다. 요르단, 시리아, 예멘, 레바논, 파키스탄, 인도, 네팔, 스리랑카 등의 나라에는 이미 수출 물꼬를 텄다.
◇김광호(좌측) 보령제약 대표이사와 멕시코 스텐달사 제라르도 산체스 개발본부장이 지난 1월 보령제약 본사에서 고혈압 신약 '카나브' 수출협약서에 사인 후 악수를 하고 있다.
주력 수출품목은 세파항생제, 겔포스, 독소루비신 등이다. 또 백신제품도 수출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다.
하지만 보령제약의 글로벌 경영을 이끌 대표제품은 역시 국내최초이자, 세계 8번째 고혈압 신약 ‘카나브’다. 이 약은 지난해 국내 출시되면서 100억원 매출을 올린바 있다.
보령제약은 영국에서 임상 1상을 진행하며 세계시장 진출을 착실히 준비해왔다. ‘카나브’와 관련해 2001년 미국 특허를 시작으로 일본과 호주, 유럽 6개국 등 17개 국가에서 32개의 물질 특허를 취득했다.
현재 글로벌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7개 고혈압 신약이 내년에 특허가 만료된다. 따라서 복제의약품이 쏟아질 경우 오리지널 '카나브'는 더욱 주목을 받을 전망이다.
◇‘카나브’ 수출 본격화
보령제약은 지난해 10월 멕시코 의약전문 기업 스텐달(Stendhal)과 멕시코를 비롯한 콜럼비아, 파나마 등 중남미 13개국에 총 3000만달러의 ‘카나브’ 단일제 독점 판매 수출 계약을 체결했다.
이어 12월에는 터키 의약전문 기업인 압디(Abdi ibrahim)와 총 4580만달러의 ‘카나브’ 공급 수출협약을 체결했다.
보령제약은 이 계약으로 로열티 450만달러를 받고 압디에 터키, 알제리, 카자흐스탄 3개 지역에 ‘카나브’의 독점 판매권을 제공하며, 오는 2014년부터 순차적으로 5년간 약 4130만달러를 수출하게 된다.
이밖에도 현재 중국과 동남아, 미국 등 선진국 시장 진출 수출 협상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어 추가적인 계약이 이뤄질 전망이다.
◇日·中 넘어 미국 등 해외지점 설립 검토
보령제약은 일본과 중국을 의약품 주요 수출 공략 시장으로 꼽고 있다.
일본의 경우 신규 거래처를 개척하기까지에는 많은 시간과 비용이 투자되지만, 한번 거래를 성사시키고 신뢰를 쌓으면 장기적으로 많은 수출실적을 만들 수 있는 지역이다.
또 일본은 의료비 지원을 낮추기 위해 복제의약품 시장을 확대하고 있어 이런 기회를 잘 활용하면 좋은 성과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보령제약이 세계 8번째 개발한 고혈압신약 '카나브'. 오는 2014년까지 해외에서 500억원 매출을 올린다는 계획이다.
중국은 의약품 시장이 매년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기존 ‘겔포스’로 확보한 인지도를 바탕으로 ‘카나브’ 수출에 주력한다. 여기에 2010년 준공한 원료합성공장에서 생산되는 원료 의약품의 수출 다각화도 모색한다.
글로벌 시장을 향한 보령제약의 도전은 중국, 일본을 비롯해 동남아시아, 유럽, 아프리카까지 지구촌 전역으로 확대되고 있다. 지난해 중국 베이징에 지사를 설립해 중국 내 마케팅에 본격 나섰다. 또 미국, 일본, 인도네시아, 베트남을 대상으로 신규 해외지점을 검토 중에 있다
이한우 해외사업본부장은 “‘카나브’ 수출을 선두로 미국, 중동, 아프리카 등에 대한 신규 사업 진출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며 “차별화된 한방제품, 일반의약품, 백신 등을 통해 해외 시장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