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기철기자] "30년 전 얘길 왜 꺼내나, 제일 큰 피해자인 부인이 용서했는데 너무하는 것 아니냐."
영업정지 직전 회삿돈 200억원을 인출해 중국으로 밀항하려다가 체포돼 검찰에 인계된 김찬경 미래저축은행 회장(56)이 자신에 대한 언론 보도에 강한 반감을 드러냈다.
그는 30여년 전 자신이 서울대 법대생을 사칭한 일이 보도되고 있는 것에 대해 변호인을 통해 "최대 피해자인 부인이 용서했다는데 지금 언론이 문제 삼는 건 너무 심한 것 같다"고 말했다.
또 그의 부인이 "결혼하고 나서 30년 동안 묻어놓고 용서한 걸 끄집어내서 괴롭게 만드느냐, 가정 파괴하려고 하느냐"면서 상심하고 있다고도 전했다.
김 회장은 자신의 아들에 대한 보도에도 강한 불만을 내비쳤다.
김 회장의 아들은 지난해 6월 새벽시간 벤츠를 몰고 가다 거리에 세워진 차량을 들이받은 뒤 그대로 달아나면서 승용차와 택시 등 6대를 더 들이받은 다음 도주해 비난을 샀다.
김 회장은 "가족들이 매우 고통스러워하고 있으니 이를 감안해달라"고 요청했다.
그는 밀항 시도 때 인출했다는 200억원에 대해서도 "은행이 작년 9월에 1100억원을 증자했는데, 회사가 회생한다고 해서 증자에 참여한 분들이 있고, 200억원은 그분들에게 돌려준 걸로 알고 있다"며 "개인이 가져간 게 아니고 그 돈도 상당 부분 회수가 된 걸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검찰은 김 회장이 회사 명의로 되어 있는 대기업 주식 20만여주(시가 270억원)를 추가 횡령한 것으로 보고 있으며, 이 외에도 횡령이 더 있을 것으로 보고 조사 중이다.
저축은행비리 정부합동수사단(단장 최운식 부장)은 전날 김 회장에 대해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과 횡령 혐의 등으로 사전 구속영장청구을 청구했으며, 김 회장에 대한 구속여부는 8일 오후 늦게 결정된다. 김 회장은 구속영장에 대한 영장실질심사를 포기한 상태로, 심사는 서면으로만 이뤄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