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수현기자] "불법 중앙위 중단하라!"
30여분째 이어지고 있는 당권파 당원들의 외침이다.
통합진보당이 파국을 거듭하고 있다. 12일 일산 킨텍스에서 존폐의 위기에 놓인 당의 앞날을 의논키 위해 중앙위원회를 개최했지만 당권파의 거센 반발에 부딪혀 침몰하고 있다.
참관을 하러 온 당권파 당원 300여명들은 회의장 바로 뒤에서 "불법 중앙위"라는 선창에 이어 "중단하라"는 후창으로 장내를 소란스럽게 하고 있다.
재석한 636명의 중앙위원 가운데 당권파 위원들 100여명도 합세해 명찰을 들고 발언권을 달라며 거세게 항의하는 상황이다.
쇄신파 중앙위원들에 비해 숫자에서 밀리는 당권파로서는 최후의 수단으로 중앙위 자체를 중단시키는 극단적 방법을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
이 때문에 앞서 이정희 공동대표가 대표직에서 물러나겠다고 밝히며 회의장을 떠난 것이, 이러한 파행에 대한 책임을 지지 않기 위한 면피용이라는 지적도 일고 있다.
당권파 당원들은 참석한 중앙위원들 중 '유령중앙위원'이 있다고 반발하고 있다. 국민참여당 출신 중앙위원들 중 현장에 오지 못하는 상당수 위원들이 대리인을 세워 참석시켰다고 보는 것이다.
이에 통합진보당 사무부총장이 "진보통합 당시 각 주체간 비율에 따라 중앙위원이 구성됐으며, 선임과 관련해서도 각 주체들에 의해 결정되게 했었다"고 해명했지만 중앙위 자체의 무산을 통해 혁신 비대위 구성을 저지하려는 당권파측은 한치도 물러서지 않고 있다.
그렇지만 곳곳에서 고성과 함께 육탄적 직전의 급박한 상황이 전개됐으며, 항의가 계속되자 결국 사회권을 가진 심상정 공동대표가 착석한 상태로 중단을 시켰고 그 때부터 "불법 중앙위 중단하라"는 구호가 그치지 않고 터져나오고 있다.
이를 두고 당 안팎에서는 이날 중앙위를 끝으로 공동대표단이 사퇴하는 만큼, 중앙위에서의 비대위 출범을 저지하면 지도부가 공석이 되는 이유로 당권파가 물리적 충돌도 불사하며 회의를 중단시킬 것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공동대표단이 사퇴하고 비대위 구성이 불발로 돌아가면, 최고위원이 없는 통합진보당은 법적 지도부가 없는 것이 돼서 지도부 공백의 혼란이 계속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