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명정선기자] 검찰이 하나캐피탈에 대해 압수수색을 실시한 가운데 미래저축은행과 하나금융그룹간 '수상한 거래'에 대한 정황이 드러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23일 금융당국 및 관련업계에 따르면 검찰은 이날 오전 하나캐피탈 본사를 압수수색했다. 최근 영업정지된 미래저축은행에 하나캐피탈이 거액을 투자했는데 이 과정에서 김승유 전 하나금융지주 회장이 개입 의혹이 불거진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하나금융그룹의 계열사인 하나캐피탈은 지난해 9월 미래저축은행 유상증자에 145억원을 투자했다. 투자를 결정했던 지난해 9월 미래저축은행은 금융당국으로부터 영업정지 조치는 면했지만 부실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관측이 지배적이었다.
하나금융그룹은 재무상황과 건전성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한 끝에 내린 결정이었다고 강조했지만 금융권 안팎에서는 여전히 의혹의 눈길을 거두지 않고 있다.
은행권 관계자는 "저축은행 2차 구조조정 당시 미래저축은행은 영업정지 대상에 포함되지 않았지만 부실가능성이 높다는 소문은 퍼져 있었다"며 "보수적인 투자성향이 강한 금융사가 수많은 투자처 중에서 부실 저축은행에 거액을 투자했는지에 대해서는 의혹이 있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유상증자 과정에도 문제가 있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금융감독당국은 하나캐피탈이 유상증자에 참여하는 과정에서 효력이 없는 주식과 그림 등을 담보로 설정했다는 점을 주목하고 있다.
하나캐피탈은 미래저축은행 유상증자 담보로 김찬경 회장 소유 미래저축은행 주식과 박수근·김환기 화백 등의 그림 5점, 김찬경 회장 동생이 보유한 아파트 등을 담보로 설정했지만 대부분 회수가 어려운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부실 가능성을 모르고 투자했다는 점을 인정하더라도 충분히 회수 가능한 물건을 담보로 설정할 수도 있었다"면서 "검사를 하게 되면 유상증자 과정을 들여다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검찰 수사가 진행중인 만큼 상황을 지켜본뒤 검사 여부를 결정하게 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한편, 김승유 전 회장은 이 같은 의혹에 대해 전면 부인한 것으로 전해진 가운데 검찰 합동수사단은 사실관계를 확인한 뒤 조만간 김승유 전 회장에 대한 소환 여부를 검토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