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수현기자] 통합진보당 중앙당기위원회가 이석기·김재연 당선자 등 비례후보자 총사퇴안을 거부하고 있는 4명에 대한 징계를 서울시당에서 관할해야 한다고 결정했다.
이에 서울시당 당기위는 빠르면 29일 회의를 소집해 사퇴거부 4명에 대한 출당 조치를 결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소위 당원비대위측에서 강하게 반발하고 있어 혁신비대위의 구상대로 진행될지 여부는 미지수다.
◇중앙당기위, 경기도로 당적 옮긴 이석기·김재연 '꼼수' 원위치
28일 국회에서 모인 중앙당기위원들은 당이 결정한 경쟁명부 비례후보자 총사퇴안을 거부하는 4명에 대한 출당을 결정한 혁신비대위의 결정을 승인했다.
우인회 중앙당기위원장은 이날 서면브리핑에서 "중앙당기위는 혁신비대위에서 제출한 '관할 광역시도당 당기위원회 변경(경기도당에서 서울시당으로) 신청'의 건에 대하여 중앙당기위원 다수 의견으로 가결하였다"고 밝혔다.
이로써 각각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와 의정부 시댁으로 주소를 옮긴 이석기·김재연 당선자에 대한 징계는 원래 당적을 두었던 서울시당 당기위에서 결정하게 됐다.
경기도당은 '경기동부연합'이라는 명칭에서 보듯 구당권파가 다수를 차지하고 있으며, 서울시당은 혁신비대위를 지지하는 당기위원의 수가 우세한 상황이라 두 당선자에 대한 징계는 빠르면 오늘부터 논의가 시작될 전망이다.
이와 관련해 중앙당기위의 한 관계자는 "30일이면 의원 신분이 되는 두 당선자의 출당 문제를 29일에 매듭짓는 것이 좋지 않겠냐"며 "29일에 1심을 내려도 이의를 신청할 수 있고 재심을 하면 빨라야 6월 중순에 마무리가 될 것 같다. 국민들 피로감을 쌓여가는데 저쪽에서 버티고 있으니"라고 쓴웃음을 지었다.
◇구당권파 "용납 못해".. 출당 막고 시간끌기 '혈안'
5월 내내 정가를 달군 이석기·김재연 당선자에 대한 통합진보당 스스로의 징계 조치가 윤곽을 잡아가고 있으나, 당사자들과 구당권파에서는 "국민의 눈높이라는 미명하에 당원 죽이기가 자행되고 있다"며 반발하고 있어 난항을 예고하고 있다.
혁신비대위의 출당 조치를 비판하고 있는 소위 당원비대위에서는 중앙당기위가 혁신비대위의 관할 시도당 변경의 건을 승인하자마자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강력히 항의했다.
김미희 당선자는 "중앙당기위 7명 가운데 민노계 3명, 참여계 2명, 통합연대 2명으로 한 것은 합의를 중요시한 안배인데 만장일치가 아닌 표결로 결정한 것은 혁신비대위의 결정을 그대로 받아준 것에 지나지 않는다"며 "이는 통합의 정신에 위배된다"고 비판했다.
중앙당기위 회의에서도 이석기·김재연 당선자 사퇴 결정을 내렸던 중앙위원들이 대부분 당기위원을 겸하고 있어, 이해 당사자가 결정을 내려도 좋은지에 대해서 마찰을 빚은 것으로 확인됐다.
혁신비대위로부터 제소를 당한 4명도 일부 중앙당기위원이 중앙위원이라는 이유를 들어 '당기위원 기피 신청서'를 제출해 당적 관할 변경의 움직임을 저지하려는 시도를 했지만 중앙당기위는 기피 신청을 기각하고 혁신비대위의 제소에 따라 관할 당기위를 서울시당으로 변경했다.
6월 말 전당대회에서 당권을 되찾아 당원들의 명예를 회복하겠다고 벼르고 있는 구당권파가 쉽게 물러나지 않을 것임을 짐작하기는 어렵지 않다는 평가다.
문제는 새누리당에 이어 이명박 대통령까지 색깔론을 들이밀고 있고, 야권연대 파트너인 민주통합당은 원점 재검토에 가까운 제스처를 취하고 있어 통합진보당이 사면초가에 몰리고 있다는 점이다.
이로 인해 일각에서는 지리한 공방이 계속되고 시간만 흐를 경우 통합진보당 혁신이 무산될 가능성이 크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