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제과, 아이스크림 가격인하..업계는 '관망'

입력 : 2012-05-29 오후 2:47:53
[뉴스토마토 최승근기자] #주로 인근 대형 할인점을 이용하는 주부 김 씨(34)는 아이스크림만은 집 앞 슈퍼마켓에서 구매한다. 항상 70%를 할인해 판매하기 때문에 대형 할인점에서 구매하는 것보다 저렴하고 거리가 가까워 아이스크림이 덜 녹기 때문이다. 이런 구매 습관이 들다 보니 외출시 편의점에서 아이스크림을 제값 주고 살 때는 괜히 속은 느낌이 들어 기분이 언짢다.
 
'아이스크림 70% 할인'. 언젠가부터 아이스크림은 권장소비자가격보다 할인해 판매하는 것이 당연해졌다.
 
대형 할인점의 증가로 아이스크림을 미끼 상품으로 내거는 슈퍼마켓들이 늘면서 생긴 현상이다.
 
상황이 이러하자 아이스크림 제조업체가 일부 제품에 대해 권장소비자가격을 인하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나섰다.
 
지난 3월 롯데제과(004990)는 '셀렉션', '티코'의 권장소비자가격을 8000원에서 5000원으로 내린데 이어 이달 초에는 '설레임'의 권장소비자가를 2000원에서 1000원으로 50% 인하했다.
 
같은 롯데 계열인 롯데삼강(002270)도 '구구크러스트'와 '베니스홈' 가격을 8000원에서 5000원으로 내렸다.
 
롯데제과 관계자는 "현재 '설레임'을 비롯해 인기 제품 10여개 품목에 대해 최대 50% 가량 가격을 인하해 판매하고 있다"며 "시장의 추이를 지켜보고 가격 인하 품목을 더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롯데제과의 이 같은 움직임에 빙그레(005180)와 해태제과는 당분간 지켜보겠다는 입장이다.
 
아이스크림 판매의 70% 이상을 담당하는 소형 슈퍼마켓의 눈치를 보지 않을 수 없지만 그렇다고 현재 가격을 고수할 경우 업계 1위인 롯데제과에 시장을 다 빼앗길 수도 있기 때문이다.
 
지난 3월에 이어 이달 초 롯데제과가 '설레임'을 가격 인하 품목에 포함시킨 것이 주효했다. '설레임'은 연간 매출이 600억원 정도로 국내 아이스크림 중 매출이 가장 높다.
 
롯데제과의 가격 인하 정책에 반발해 일부 슈퍼마켓들이 롯데제과 제품 입점을 거부한다 해도 이 제품을 찾는 소비자들이 많으면 업주 입장에서는 어쩔 수 없이 받아들일 수 밖에 없다. 때문에 '설레임'이 갖는 상징성이 크다.
 
업계 관계자는 "롯데제과의 가격 인하 정책은 넓은 관점에서 보면 동의하지만 아직 유통업체 반응이 확인되지 않아 섣불리 동참하기 어려운 입장"이라며 "추이를 지켜보고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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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승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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