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家 '세기의 소송' D-1일..치열한 법적공방 예상

입력 : 2012-05-29 오후 4:34:50
[뉴스토마토 김미애기자] 삼성가(家) 형제들 간의 유산 상속 소송에 대한 첫 변론기일이 하루 앞으로 다가오면서 벌써부터 양측 당사자간 긴장감이 돌고 있다.
 
이번 사건은 1조원을 넘는 천문학적인 청구금액과 함께 국내 최대 그룹의 형제간 법적 분쟁으로 어느 소송보다 치열한 법정공방이 예상된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32부(부장 서창원)는 30일 오후 4시 고(故) 이병철 삼성그룹 창업주의 장남 이맹희 전 제일비료 회장, 둘째 이숙희씨, 차남 창희씨의 며느리 최선희씨 등이 이건희 삼성전자(005930) 회장을 상대로 제기한 3건의 주식인도 등 청구소송 첫 변론기일을 연다.
 
세 사건은 이날 병행심리로 동시에 진행되며, 재판의 당사자들은 출석하지 않고 대리인인 변호인들만 출석할 예정이다.
 
◇쟁점1 : 차명 주식은 상속재산인가
 
이번 소송의 주요 쟁점 중 하나는 맹희씨와 숙희씨가 준비서면을 통해 이 회장에게 돌려달라고 요구한 주식이 과연 상속재산인지 여부다.
 
이 회장은 지난달 27일 제출한 준비서면에서 "선대 회장으로부터 물려받은 삼성전자 주식은 한 주도 남아있지 않다"며 "이맹희씨 등이 유산이라고 주장하는 삼성전자 주식은 상속재산을 처분한 뒤 차명으로 보유하던 별도 주식"이라고 주장했다.
 
이 회장의 주장대로 상속받은 재산이 아니라면 맹희씨와 숙희씨가 청구할 이유가 없어지게 된다.
 
하지만 맹희씨 등은 "이 회장이 본인의 소득으로 샀다는 삼성전자 주식을 왜 차명 보유했는지에 대해선 명확한 설명이 없다"면서 "이 회장이 결국 떳떳하지 못한 돈으로 주식을 샀다는 얘기밖에 안 된다"고 반박하고 있다.
 
◇쟁점2 : '상속회복청구권' 제척기간 지났나
 
또 하나의 쟁점은 상속회복청구권이 존속하는 제척기간이 경과했는지 여부다.
 
물론 차명주식이 상속재산이라는 점이 먼저 입증되어야 한다. 이와 관련해 이 회장 측은 준비서면에서 "유산 분할 소송을 제기할 수 있는 기간이 지났다"고 주장했다.
 
반면 맹희씨 등은 이 회장이 차명주식을 실명으로 전환한 2008년 12월31일을 상속권 침해행위가 있은 날로 봐야 한다는 입장이다.
 
맹희씨 측은 지난해 6월 이 회장 측으로부터 '차명재산에 대한 공동상속인들의 권리 존부' 문서 등을 전달받고서야 상속권 침해행위를 알았다고 밝혔다.
 
상속회복청구권은 민법상 상속권의 침해를 안 날로부터 3년, 상속권의 침해행위가 있은 날로부터 10년 내에 행사해야 하며, 이 기간은 제척기간으로 법원이 직권으로 판단하게 된다.
 
맹희씨 등의 대리인인 법무법인 화우 측은 이를 뒷받침 하기 위한 증거로 삼성비자금 의혹 특검 당시 상속재산 계좌추적 자료·차명재산 관리와 처분에 관한 자료, 상속 대상 주식의 실명전환 및 처분 관련 세금 납부 자료 등을 법원에 신청했다.
 
반면 이 회장 측은 선대회장이 사망한 1987년 11월부터 삼성생명 차명주식을 독자적으로 점유·관리해오면서 주식배당금을 수령했으므로 제척기간 10년이 이미 지났다고 주장하고 있다. 또 삼성 비자금 특검팀이 2008년 4월17일 수사결과 발표 당시 삼성생명과 삼성전자의 차명주식을 언급했기 때문에 공동상속인들이 그때 상속권 침해사실을 알았다고 봐야 하므로 제척기간 3년도 경과했다는 입장이다.
 
◇화우 vs 태평양·세종·원..로펌들 자존심 건 '한판 승부'
 
이번 소송에서는 국내 6대 로펌 중 하나인 화우라는 단일군과 법무법인 태평양과 세종, 원 등 연합군의 한판 승부도 관전 포인트다.
 
청구액이 1조원이 넘기 때문에 승소시 엄청난 보수를 얻을 수 있음은 물론이고, 법무법인이나 변호사로서도 브랜드 가치를 크게 높일 수 있기 때문에 양측 변호인들의 물고 물리는 치열한 법정 공방이 예상되고 있다.
 
맹희씨와 숙희씨는 화우 측 대리인단을 내세워 본격적인 소송전에 대비한 반면, 이 회장 측은 법무법인 '태평양'과 '세종', '원'을 택했다.
 
이번 소송을 위해 화우 측은 서울중앙지방법원장 출신인 이주흥 변호사, 서울가정법원장 출신인 김대휘 변호사 등 법원장 출신 두 명과 부장판사 등을 가세시켰다.
 
이 회장 측 대리인으로는 법무법인 태평양에서는 강용현·권순익 변호사, 세종은 윤재윤·오종한 변호사, 원은 홍용호·유선영 변호사 등 6명이 선임됐다.
 
태평양의 강용현 변호사는 대법원 재판연구관을 두 번 역임했으며, 춘천지법원장 출신인 세종의 윤재윤 변호사는 서울지법 부장판사, 부산고법 부장판사 등을 두루 거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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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미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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